(종합)

검찰이 '전분 및 당류'(전분당) 가격을 8년간 담합한 혐의를 받는 전분당사 3곳의 대표이사 등 관계자들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이 파악한 담합의 규모는 10조원대에 이른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23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대상(21,000원 ▲350 +1.69%), 사조CPK, CJ제일제당(237,500원 ▲3,500 +1.5%) 대표이사 등 임직원과 전분당협회장 등 총 21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각 법인 역시 기소됐다. 앞서 김모 대상 사업본부장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7년 7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8년간 전분당 제품의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사전 합의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2017년 포스코 입찰과 관련해 담합을 합의한 것을 계기로 전방위적인 담합을 지속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담합 규모는 10조152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약 7조2980억원 상당 규모의 전분당 가격 일반에 대한 담합 △서울우유, 한국야구르트, 농심,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포스코 등 총 6곳의 대형 실수요처에 대한 1억160억원대 입찰 담합 △1조8380억원대 부산물 가격 담합 등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담합 행위로 소비자 물가가 상승했다는 것이 검찰 시각이다. 담합 전과 대비해 전분 가격은 최고 73.4%, 당류 가격은 최고 63.8%까지 각 인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물엿·과당·올리고당 등이 전분당이다. 과자·음료·유제품 등을 만들 때 원료로 쓰인다. 전분당 가격은 대체 당, 가축 사료 등 일상에서 접하는 식료품이나 산업품 물가에 광범위한 영향을 준다.
검찰은 지난 2월 4개 전분당 업체를 압수수색하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지난 3월에는 대상의 김 본부장과 임모 대표이사, 사조CPK 이모 대표이사 등 3명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이들이 증거인멸 등 수사에 대비한 것으로 봤다. 형사 처벌을 피하고자 업체 관계자들은 로펌의 자문을 받아 사전에 휴대폰 기록 등을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관계자들은 이전 담합 사건 수사를 토대로 '훈련이 돼야 했었다' '훈련이 안 돼서 자료가 싹 나온 것 같다'는 등의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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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부장검사는 "담합 행위의 효과적인 억제는 개인에 대한 처벌 강화"라며 "과징금이 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공정거래 사건에 대한 수사 인력도 보강돼서 개인 처벌 강화가 수반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에도 서민경제에 큰 피해를 보하는 담합 범행을 근절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 질서가 확립될 수 있도록 각종 공정거래 사범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