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약사, 국내에 신약기술 넘기고 받은 5억은 면세?…대법이 뒤집었다

미 제약사, 국내에 신약기술 넘기고 받은 5억은 면세?…대법이 뒤집었다

오석진 기자
2026.05.18 06:00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1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1

미국 제약사가 국내 기업에 신약개발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이전하고 받은 기술료를 한미조세협약상 자본적 자산의 처분소득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다만 무형의 개인자산 여부와 매각 장소에 따라 과세 여부도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미국 법인 제노스코가 동작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원천징수 법인세 환급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은 이 사건 노하우 등이 무형의 개인재산에 해당하는지, 나아가 그 매각 장소를 우리나라로 볼 수 있는지를 추가로 심리했어야 한다"고 했다. 매각 장소가 우리나라로 밝혀지면 국내원천소득에 해당돼 과세할 수 있다.

제노스코는 2016년 10월 유한양행과 간암 표적치료용 화합물에 관한 기술과 노하우 등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제노스코는 정액기술료와 향후 해당 노하우를 활용해 개발될 완제품의 시판 이후 특허만료일까지 일정 비율의 기술료를 받기로 했다. 유한양행은 같은해 11월 제노스코에 기술료 일부인 5억원을 지급하면서 동작세무서에 원천징수 법인세를 납부했다.

하지만 제노스코는 이 소득이 국내원천소득이 아니라며 세금을 돌려달라는 경정청구를 냈지만, 세무당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불복한 제노스코는 소송을 냈다.

외국인·외국법인이 벌어들인 소득 중 우리나라와 충분한 관련이 있어 세무당국이 세금을 매길 수 있는 소득을 국내원천소득이라고 한다. 한미조세협약은 일방체약국(한국) 거주자가 자본적 자산의 매각·교환·처분으로 얻은 소득은 타방체약국(미국)이 원칙적으로 과세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제노스코가 받은 기술료가 한미조세협약상 과세가 면제되는 자본적 자산의 처분소득에 해당하는지였다. 자본적 자산의 처분소득은 어떤 부동산이나 주식·권리, 특허권·기술 자체 등을 넘겨주고 받은 돈을 의미한다.

원심은 제노스코가 이전한 노하우 등이 협약상 자본적 자산에 해당한다고 보고, 해당 기술료에 대한 국내 과세가 면제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우선 우리나라 법에는 한미조세협약에서 말하는 '자본적 자산'이라는 개념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 탓에 협약 체결 당시의 문맥을 살펴 그 의미를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1976년 한미조세협약 체결 당시 미국 내국세법은 사업에 사용되는 재산 가운데 감가상각 대상이 되는 재산을 '자본적 자산'의 범위에서 제외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제노스코의 노하우 역시 사업에 사용되는 재산으로서 감가상각 공제가 허용되는 재산에 해당할 수 있다며, 이를 협약상 자본적 자산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대법원은 해당 노하우가 협약상 무형의 개인재산에 해당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봤다. 이 경우 기술료 소득은 해당 노하우가 매각된 장소에 원천을 둔 것으로 취급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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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진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오석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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