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주요재판]
이번주 선고된 법원에서 이뤄진 재판에서는 '세기의 이혼'이라고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조정 절차가 불발된 것이 주목을 받았다.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진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결심 공판도 관심을 끌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조정 절차가 끝내 불발됐다. 이에 따라 재산분할 액수를 판결을 통해 정해지게 됐다.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판사 이상주)는 지난 15일 노 관장이 최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2차 조정을 진행했으나 양측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은 채 불성립으로 끝났다. 재판부는 오는 26일 정식 변론을 진행하기로 했다.
조정은 재판을 통해 판결을 내리기 전 양측이 논의를 통해 합의안을 도출하는 과정이다. 비공개로 진행되며 재판부는 중재하는 역할만을 맡는다. 양측이 합의안 도출에 성공하면 대법원 확정 판결과 같은 강제력을 갖는다. 조정이 불성립되면 사건은 다시 재판 절차로 돌아간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 법원에서 나오며 "충분히 협의를 했나" "입장차 해결은 어떤 식으로 했나"라는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답하지 않았다. 최 회장은 앞서 법원에 출석하면서는 "조정이 잘 성립돼서 빨리 끝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마찬가지로 노 관장 대리인단과 노 관장 본인도 아무 말을 하지 않고 법원을 나갔다.
이번 조정 절차에서 양측의 재산 분할 규모·방법·기준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최 회장 측은 줄곧 SK 주식이 상속·증여를 통한 특유재산이므로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 반면 노 관장 측은 가사에 기여한 점 등을 근거로 SK 주식을 공동의 재산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만약 SK 주식이 분할 대상으로 인정되면 최근 급등한 주가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대법원 판례는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 재산과 그 액수는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정한다. 이번 사건에선 대법원을 거쳐 다시 사실심으로 내려오면서 가액 산정 기준을 두고 해석이 갈린다. △사실심 변론 종결일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일 등 기준일에 따라 가액은 3배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 이혼이 최종 확정지어진 지난해 10월로 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최 회장은 2017년 이혼 조정을 신청하며 본격적인 법적 절차에 돌입했다. 2022년 12월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2024년 5월 2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결론 내렸다. 2심은 노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SK 성장에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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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노 전 대통령의 자금이 SK에 유입됐다고 가정하더라도 불법적인 비자금이기 때문에 재산분할에서 전체를 다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고 보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이혼 여부와 위자료 20억원 등은 그대로 확정됐다.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비용은 타인에게 대납시켰다는 혐의를 받는 오 서울시장에게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오 시장은 "정치인 오세훈은 국민에게 떳떳해야 한다. 실체적 판단을 받고싶다"고 했다. 선고는 다음달 22일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 심리로 지난 17일 열린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특검팀은 "오 시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3300만원의 추징금을 명령해달라"고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부시장과 사업가 김한정씨에게는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오 시장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지목된 미래한국연구소의 미공표 여론조사를 13차례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사업가 김씨가 당시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인 강혜경씨 계좌로 3300만원 상당을 대납하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도 있다.
오 시장은 이날 최후진술에서 "김씨 측 변호인이 논리정연하게 공소기각을 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실체적 판단을 받고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 직접발언에 앞서 강 전 부시장과 사업가 김씨 측은 공소제기의 적법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정치인 오세훈은 국민께 떳떳해야 한다. 혹시라도 공소기각 판결 내려져서 실체적 판결이 내려지지 못하게 되면 저는 미진한 상태에서 정치를 해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체에 부합하는 정의로운 판결을 기대하겠다"고 했다. 공소기각이란 절차상 문제가 있는 등의 경우 사건 자체를 심리하지 않고 소송을 종결시키는 것이다.
오 시장의 최후진술에 앞서 특검팀은 "오 시장 등은 이 사건을 가해자·피해자가 뒤바뀐 정치적 기소라고 주장하지만 이 사건은 검찰이 수사중인 사안을 특검이 이첩받아 공소를 제기한 것으로 정치적 기소라는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유력 정치인으로 누구보다 정치자금법을 준수해야 하는 직위인데도 여론조사 비용을 법이 정한 절차를 거치지않고 제3자에 의해 지급되도록 했다"며 "이는 정치자금의 투명성 확보하는 정치자금법의 입법 목적을 훼손한 것"이라고도 했다.
특검팀은 또 "정치자금의 흐름을 국민 감시하에 두기위해 엄격한 절차로 규정했음에도 오 시장은 법률이 정하지 않은 방식으로 지급받아 정치자금 규제의 실효성을 약화하고 법질서에 대한 국민신뢰를 훼손했다"며 "오 시장은 이익의 최종 귀속주체인데도 수사·공판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해 엄중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날 구형에 앞서 진행된 오 시장 신문에서 오 시장은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 없고, 명씨를 만난 후에는 이미 마음속으로 선을 그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오 시장은 경선·선거 등을 앞두고 명씨가 당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는 사실을 알고 리스크 대비 차원에서 이후 명씨를 관리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씨가 자신의 후원자인 김씨에게 '김 전 비대위장을 아는 본인을 잘 구워삶아야 한다'는 취지로 사기를 쳐서 여론조사비를 뜯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또 "명씨 여론조사가 다 엉터리여서 여론조사를 받아도 살펴볼 가치가 없고 내 성격상 선거에서 여론조사를 크게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설령 여론조사가 제대로 됐다고 해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징역·금고 등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자유형을 선고받으면 당장 직을 잃진 않지만 권한대행 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최종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는다. 오 시장은 정치자금법 제45조 정치자금부정수수죄 혐의를 받는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집행유예 포함)이 선고되고 확정되면 5년간 공무담임 등의 제한 규정에 따라 취임하거나 임용될 수 없다. 이미 취임 또는 임용된 자는 직에서 퇴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