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만 얘기하자" 했을 뿐?…차단 후 SNS 연락도 '스토킹' 될까

"한 번만 얘기하자" 했을 뿐?…차단 후 SNS 연락도 '스토킹' 될까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6.2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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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이너./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임종철 디자이너./사진=임종철 디자이너

헤어진 연인에게 다시 연락하고 싶었던 A씨. 서로 연락할 때 주로 쓰던 메신저에서 상대방이 자신을 차단하자 알고 있던 연락처로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다른 SNS를 통해서도 연락을 남겼다. 답장이 오지 않자 다른 전화번호로도 재차 연락을 시도했다. A씨는 헤어진 연인과 한 번만 이야기하자는 생각이었지만 이런 행동도 스토킹 범죄가 될 수 있을까.

최근 법원은 전 연인에게 반복적으로 연락하거나 차단 이후 다른 수단을 이용해 접촉을 시도한 사건에서 잇따라 스토킹 범죄를 인정하고 있다. 이별 후 상대방과 다시 연락하고 싶은 마음이 자칫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접근하거나 연락해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처벌한다. 여기에는 직접 대면하기 위해 찾아가 기다리는 행위뿐 아니라 전화, 문자메시지, SNS 메시지 등 비대면 연락도 포함된다.

실제 법원은 반복적인 연락 행위에 엄격한 판단을 내리고 있다. 창원지법은 지난해 전 여자친구에게 이틀 동안 100회가 넘는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보낸 20대 남성에게 스토킹 혐의를 인정했다. 이 남성은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말라는 조치를 받은 뒤에도 연락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지법도 전 남자친구의 지인에게 SNS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내며 연락을 시도한 20대 여성에게 스토킹 혐의를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직접 당사자에게 연락한 것이 아니더라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반복적으로 접촉을 시도했다는 점이 고려됐다.

대법원은 이미 2023년 반복적인 부재중 전화 역시 스토킹 행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대법원은 실제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부재중 전화 기록 자체가 상대방에게 전달되고 이것이 반복될 경우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유발할 수 있다고 봤다.

스토킹 범죄가 인정되면 기본적으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경우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가중 처벌된다. 또한 법원의 접근금지·연락금지 등 잠정조치를 위반한 경우에도 별도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물론 메신저에서 차단당한 후 연락을 시도했다고 해서 모두 스토킹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개별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처벌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

스토킹처벌법에는 '몇 번 이상 연락하면 처벌한다'는 식의 절대적인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법원은 상대방이 연락을 거부했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는지, 연락이 얼마나 반복됐는지, 연락 내용은 무엇인지, 피해자가 실제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느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처벌 여부를 판단한다.

다만 메신저 차단 이후 문자메시지, 이메일, SNS, 다른 전화번호 등을 이용해 우회적으로 연락을 시도하는 경우에는 스토킹 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상대방이 연락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거나 그러한 사정이 드러났음에도 여러 수단을 동원해 반복적으로 접촉을 시도하는 행위는 피해자에게 상당한 정신적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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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 (변호사)기자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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