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광주시 한 병원에서 '태움' 피해로 숨진 간호사 고(故) 강수빈씨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가운데 같은 병원에서 유사한 괴롭힘을 당했다는 전직 간호사의 증언이 나왔다. 태움은 선배 간호사가 후배를 교육하는 과정에서 일부러 괴롭히는 악습을 말한다.
3일 MBC 보도에 따르면 강씨 사건이 알려진 뒤 문제의 병원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는 전직 간호사 20대 A씨가 제보 메일을 보냈다. A씨는 2022년 6월 해당 병원 응급실에 입사한 직후부터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A씨는 "실수할 경우 선배 간호사가 바늘 등 의료기구를 바닥에 뿌린 뒤 모두 치우라고 지시했다"며 "인사를 제대로 안 했다는 이유로 폭언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죄송하다고 사과하면 말도 하지 말라고 했고, 진짜 말을 안 하고 있으면 태도가 불량하다고 혼냈다"며 "한 번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서 있으라는 지시 후 근무 끝날 때까지 가만히 세워 놓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A씨는 폭언보다 힘들었던 건 이른바 '시선 태움'이었다고 했다. A씨는 "그냥 계속 째려보는 것을 시선 태움이라고 한다"며 "한심하다는 표정을 보이면서 째려만 보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은 A씨는 입사 3개월 만에 퇴사 후 의료계를 떠났다. 그는 "자다가도 심장이 빨리 뛰어 벌떡 일어났고, 거의 1년간 악몽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A씨는 "관련 기사를 보니 제가 병원을 퇴사한 뒤 고인이 입사한 것 같더라"며 "제가 그만둘 때 사유에 '직장 내 괴롭힘' 한 줄만 썼으면 무언가 바뀌지 않았을까? 저도 죄책감이 들어 제보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