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신고만으로 발령? 부당해" 직원 소송…법원 판단은 달랐다

"스토킹 신고만으로 발령? 부당해" 직원 소송…법원 판단은 달랐다

이혜수 기자
2026.07.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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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사진=이혜수 기자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사진=이혜수 기자

공기업 내에서 스토킹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의 요청이 있는 경우 스토킹 행위로 판정되기 전이라도 신고를 당한 사람의 근무지를 변경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홍서호)는 한국철도공사 직원 A씨가 "부당한 인사 처분이 아니라는 판정을 취소해 달라"며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해 지난 5월8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 사건은 A씨가 함께 근무하는 B씨에게 사적인 연락을 했다가 스토킹 신고를 당하면서 불거졌다. 2006년 한 공기업에 A씨는 2024년 6월 함께 일하는 B씨가 자신에게 호감을 갖고 있다고 오인해 '전화해도 돼요?'라고 의사를 물었고, B씨는 '안 돼요'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후 A씨는 스토킹 신고를 당했다. B씨가 공사에 제출한 고충 조사 신청서에 따르면 A씨가 장기간 접촉행위를 한 내용, 사건 당일 A씨의 발언 및 경위 등이 작성됐다. 공사는 A씨를 B씨로부터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A씨에 대해 같은 도 내 다른 근무지로 발령을 냈다.

이에 A씨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인사발령에 대한 구제신청을 했으나 "인사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A씨는 이후 중앙노동위원회 재심을 신청했으나 같은 이유로 재차 기각됐다.

이에 불복한 A씨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한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A씨는 B씨가 연락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힌 뒤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고 이후 만남을 피했으므로 객관적으로 볼 때 스토킹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스토킹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데 불이익한 인사 처분은 과하다는 주장도 펼쳤다. 무죄추정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 A씨는 "공사는 신고자의 신고만으로 자신을 스토킹 행위자로 단정해 인사발령을 했다"고 했다. 이어 "형사사건인 스토킹 사건을 수사기관에 의뢰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조사해 징계 등 절차를 이어갔다"며 "B씨가 수사기관에 의뢰를 원하지 않는 경우 자체 조사를 중지하고 자신을 복직시켜야 하는데도 불법 절차를 이어갔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인사발령으로 인해 △출퇴근 시간 증가 △출퇴근 시간 증가로 인해 근무 시간을 2시간 줄임에 따른 임금 감소 △명예훼손 △정직 1개월의 중징계로 인한 성과급 미지급 등의 생활상 불이익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인사발령이 A씨를 스토킹 행위자로 단정한 게 아닌, 스토킹방지법에 따른 조치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스토킹방지법에 의하면 공사는 스토킹 행위가 인정되기 전이라고 하더라도 스토킹 신고가 접수되면 피해자의 의사, 보호 필요성 등을 고려해 임시적·잠정적 조치로 근무 장소를 변경할 수 있다"며 "이후 스토킹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된 경우 보호조치를 종료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B씨가 공사에 제출한 고충 조사 신청서 내용 등을 종합했을 때 "A씨의 B씨에 대한 접촉행위가 계속 반복될 것으로 우려할 만한 타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A씨가 인사발령으로 인해 생활상 불이익을 입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근로자가 통상 감수해야 할 정도를 현저히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A씨가 정확한 주소를 밝히지 않아 출퇴근 시간이 6시간 소요되는지 확인할 수 없고 인사기록 카드상 주소에 따르면 대중교통으로 편도 1시간 40분, 자동차로 편도 1시간 3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 임금이 감소한 건 단시간 근로를 신청한 것에 기인한 것이므로 인사발령 때문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며 "그밖에 명예훼손·성과급 미지급 역시 인사발령과 직접적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손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A씨가 5월21일 항소하면서 서울고법으로 배당됐다. 항소심 공판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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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수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이혜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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