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두환 정권 당시 반독재 시위에 참여했다가 불법구금 등을 당한 '10·28 건대항쟁'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0·28건대항쟁계승사업회는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10·28건대항쟁 재심 및 국가배상 소송'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 63명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13명은 집시법 위반 등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에 대한 재심도 청구했다.
'건대항쟁'은 전두환 정권 시기인 1986년 10월28일부터 26개 대학생 2000여명이 건국대에 모여 나흘간 전두환 군사정권 타도를 외치며 벌인 반독재 시위다. 전두환 정권은 '황소30'이라는 작전명으로 학생 1525명을 연행하고 이 중 1288명을 구속했다. 당시 사건은 사상 최대 규모의 학생운동 진압 사례로 기록됐다.
지난해 5월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이 사건을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발생한 인권침해로 판단하고 일부 피해를 인정했다. 또 정부에 공식 사과와 피해 회복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다.
김태완 계승사업회 공동위원장은 이날 "10·28건대항쟁은 범죄가 아니었다"며 "군사독재에 맞서 민주주의와 인간의 존엄을 지키려했던 정의로운 투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부는 이 사건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심리해 주길 바란다"며 "정부는 국가폭력의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를, 진실화해위는 개별 사건 조사에 머물지 말고 건대항쟁 전체에 대한 직권조사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했다.
고용규 계승사업회 상임대표는 "당시 연행된 학생들은 수사기관에서 불법구금과 폭행, 가혹행위, 잠 안 재우기, 협박, 강압수사를 당했다"며 "피해자들은 감옥에 갔고 학교에서 쫓겨났으며 취업과 사회생활에서 차별받았다. 가족들까지 감시와 낙인, 가난, 고통을 감당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작된 유죄판결을 바로잡아 달라. 국가가 국민을 불법으로 체포하고 감금했으며 폭행과 고문으로 허위 진술을 만들어냈다면 그 피해에 대해 사과하고 배상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국가의 의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국가는 누가 강제진압과 불법체포를 지시했는지 제대로 밝히지 않았고 공식 사과도 실질적인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번 재심은 국가폭력에 의해 뒤바뀐 역사를 바로잡고 당시 학생들은 범죄자가 아닌 민주주의를 지키려했던 청년들이었다는 사실을 확인 받는 과정"이라고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