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8일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법무부와 검찰이 모두 수장 없이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체제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수장 없이 공소청 인력 배치와 기존 수사 사건 이관 등 핵심 후속 작업을 진행할 수 밖에 없어 제도 전환 초기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 장관의 사표 수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정 장관이 사직서를 제출한 데 대해 "후속 인사 등 조치가 이뤄질 때까지 맡은 바 역할을 다해 줄 것을 당부드렸다"고 밝혔다.
사표가 수리되면 이진수 법무부 차관이 장관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검찰총장직을 대행하고 있던 구자현 대검 차장검사가 지난달 말 사직서를 제출한 뒤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 장관까지 사실상 자리를 비우면서 공소청 출범 준비와 검찰 인사 등 조직 개편 절차에 차질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직무대행도 법적으로 장관이나 총장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지만 인사와 조직 배치처럼 각 부처간 이해관계가 있는 사안을 결정할 때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법무부는 현재 공소청 직제와 정원, 예산을 놓고 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 등과 협의하고 있다. 새 형사소송 절차를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후속 작업도 진행 중이다. 공소청 검사가 경찰이나 중수청에 보완 수사를 요구하는 사유와 방법, 처리 기한을 정하고 사건 송치와 영장 청구, 기관 간 이견 조정 절차도 구체화해야 한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과 대검 훈령·예규를 새 제도에 맞게 바꾸는 작업도 필요하다.
또 검찰이 현재 수사 중인 사건을 어디로 넘길지도 결정해야 한다. 준비가 늦어진 상태로 공소청과 중수청이 개청하면 사건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사건 이관 기준이나 보완 수사 절차가 명확하지 않으면 사건이 기관 사이를 오가거나 같은 수사를 반복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그 부담은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피해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검찰 입장에선 정 장관이 사퇴하면 정부·여당과의 소통 통로가 좁아질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한 법무부 관계자는 "정 장관이 합리적으로 판단한다고 생각해 법무부와 검찰 구성원들이 믿고 따를 수 있었다"며 "이만한 인물이 또 있을지 모르겠다. 조직과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후임자가 온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개각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정 장관과 구 대행의 사표 수리 여부를 한꺼번에 결정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 장관이 건강 문제를 들며 거듭 사퇴 의사를 밝혀왔고 구 대행도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한 책임을 이유로 사직서를 낸 만큼 두 사람을 계속 붙잡아두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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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 인선이 시급하다는 말도 나온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더라도 인사 검증과 국회 인사청문회, 업무 인수인계에 상당한 시간이 걸려서다. 새 장관이 방대한 제도 개편 내용을 파악하고 관계기관과 세부안을 조율할 시간까지 고려하면 공소청과 중수청 출범 전까지 시간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