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무원 임용 시기에 따라 퇴직연금 지급 시기를 다르게 정한 공무원연금법 조항에 문제가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공현진)는 최근 퇴직 공무원 A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공무원연금 급여 부지급 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1996년 지방공무원으로 임용돼 근무하다가 2025년 60세 나이로 정년퇴직했다. A씨는 퇴직 후 공단에 퇴직연금을 청구했으나 공단은 'A씨가 62세에 도달하는 2027년부터 퇴직연금이 지급된다'는 취지로 통보했다. 이에 A씨는 연금 지급 개시 연도를 2027년으로 정한 부분을 취소해달라며 소를 제기했다. 퇴직 후 소득 공백이 발생한단 이유에서다.
A씨가 임용될 당시 옛 공무원연금법상 퇴직연금 지급개시 연령은 60세였다가 2009년 법이 개정되면서 65세로 상향됐다. A씨의 퇴직연금 지급개시 연령은 같은 법 부칙에 따라 62세로 정해졌고 A씨는 "정년퇴직 후 퇴직연금의 공백이 발생한다"며 "헌법상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법은 2015년 개정을 거쳐 1996년 1월1일~2009년 12월31일 사이 임용된 공무원의 퇴직연금 지급 개시 연령을 퇴직 시기에 따라 60세부터 65세로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이에 대해 A씨는 "평등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했다. 퇴직 직후부터 퇴직연금을 받을 수 있는 1996년 1월1일 이전에 임용된 공무원, 퇴직연금 지급 개시 연령이 65세로 상향된 2010년 1월1일 이후 임용된 공무원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 밖에 공무원 임용 시기에 따라 연금 지급 개시 시기가 달라지는 데 대해 "병역의무 이행으로 임용 시기가 늦어진 남성에게 불이익을 가해 헌법 제39조제2항에 위배된다"며 "위헌인 법률에 근거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헌법 조항은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해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법원은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연금재정의 안정화를 위한 연금제도 개혁의 필요성이란 공익이 중대하고 일정 기간 퇴직연금을 받지 못하는 사익이 더 크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퇴직연금 지급개시 연령 제도는 공무원연금법이 여러 차례 개정되면서 바뀌어 왔다"며 "그 적용 대상을 확대한 건 근로세대에까지 연금을 지급하는 게 사회보장 기본원리에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1996년 1월1일부터 2009년 12월31일 사이 임용된 공무원의 퇴직연금 지급개시 연령을 순차 상향해 1995년 12월31일 이전 임용된 공무원과 차별 취급한다는 데 대해 "1995년 12월31일 이전 임용 공무원도 종전에 폐지된 지급개시연령을 다시 도입해 차등 적용한 바 있어 A씨를 차별해 평등권을 침해했다 볼 수 없다"고 했다.
독자들의 PICK!
이외에도 헌법상 병역의무에 따른 불이익이 발생했다는 등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판결에 불복해 지난달 3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