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계올림픽은 얼음 위에서 하는 빙상, 눈 위에서 하는 설상 종목으로 크게 나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서 국민적 관심을 받은 경기는 역시 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 여기에 피겨 스케이팅과 아이스하키 등 빙상이 대표적이다.
이 종목들의 공통점은 스케이트를 신고 뛴다는 것인데 종류별로 스케이트 날의 길이, 모양이 제각각이다. 취향이 아니다. 경기특성에 맞춰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게 과학적으로 고안됐다.

스피드스케이팅 날은 쇼트트랙에 비해 얇고 길다. 얼음에 닿는 면이 길수록 직선주로에서 안정적으로 속도와 방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
날이 신발에 고정돼 있다면 발을 얼음에서 뗐다가 짚을 때 날의 일부분만 닿는다. 하지만 스피드 스케이트의 날 앞부분은 스케이트화에 고정돼 있고 뒷부분은 떨어졌다 붙었다 한다. 이래야 발을 떼고 다시 짚을 때도 전체 날이 한 번에 얼음에 닿을 수 있다.

쇼트트랙은 스피드 종목보다 짧은 곡선구간을 반복해서 돈다. 스케이팅 날도 여기에 맞게 만들어졌다. 쇼트트랙 날은 곧은 형태가 아니라 약간 휘어진 채 신발에 붙어있다. 곡선 구간에서 방향 전환이 쉽게 하기 위해서다.
이 날은 스케이트 신발의 중심이 아니라 왼쪽에 약간 치우쳐 붙어 있다. 트랙을 도는 선수들 입장에선 트랙 쪽, 즉 안쪽에 가깝다. 이래야 곡선주로에서 선수들이 몸을 급격히 기울일 때 중심을 잡을 수 있다.
베이징 올림픽 대기실에서는 선수들이 강한 밴드를 허리에 감고 몸을 왼쪽으로 잔뜩 기울이는 훈련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피겨스케이팅 날은 '속도'를 겨루는 앞선 두 종목에 비해 세 가지 차이가 눈에 띈다. 첫째 날이 짧다. 그럴수록 급격한 방향 전환에 유리하다.
둘째 날 앞쪽 끝에 톱니 모양 '토 픽'(toe pick)이 있다는 점. 피겨 경기를 보면 흔히 '토 룹 점프'같은 기술이 들리는데 바로 토 부분으로 얼음을 찍으면서 뛰어오른다는 뜻이다.
셋째 옆에서 봤을 때 매끈한 직선인 스피드 스케이팅 날에 비해 피겨 날은 가운데가 약간 불룩하게 내려와 있다.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기술을 구사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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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 스케이트 날도 피겨처럼 비교적 짧고, 가운데가 불룩하다. 다만 앞쪽 토가 없는 모습이다. 각 종목 별 경기를 유심히 보면 이런 차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김연아, 유영, 차준환 등의 화려한 점프와 스핀(피겨스케이팅), 김민석의 빠른 속도(스피드 스케이팅), 최민정과 황대헌 등의 드라마틱한 곡선 주로 움직임(쇼트트랙)… 대한민국 대표 선수들의 땀방울은 이처럼 과학적으로 설계된 날 위에서 최고난도의 기술과 값진 메달 성적으로 나타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