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최고 라인업으로 평가받던 미국 야구 대표팀이 브라질 대표팀을 상대로 민망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마크 데로사 감독이 이끄는 미국 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다이킨 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B조 2경기에서 브라질 대표팀에 15-5로 승리했다.
기대받던 것과 다른 양상이었다. 이번 미국 WBC 대표팀은 역대 최강으로 평가받았다. 미국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미국 대표팀은 정말 탄탄하다. 그들이 WBC에 보낸 역대 명단 중 최고다. 올해 압도적인 우승 후보"라며 대회 전 WBC 파워랭킹 1위로 미국을 꼽았다.
명단과 몸값만 보면 그럴 만했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 든 선수들 몸값만 다 합해도 바비 위트 주니어(7년 1억 4878만 달러), 브라이스 하퍼(13년 3억 3000만 달러), 애런 저지(9년 3억 6000만 달러), 카일 슈와버(5년 1억 5000만 달러), 알렉스 브레그먼(5년 1억 4000만 달러), 칼 랄리(6년 1억 500만 달러), 로만 앤서니(9년 1억 3046만 달러), 바이런 벅스턴(7년 1억 달러), 브라이스 투랑(1년 415만 달러) 등으로 총 14억 6839만 달러(약 2조 1761억 원)다.
반면 브라질은 로스터에 현역 메이저리거도 한 명 없는 사실상 아마추어 팀이었다. 그렇게 압도할 것 같았던 타선은 8회까지 7안타 8득점에 그쳤고, 마운드도 엇비슷한 5안타 4실점을 주며 9회까지 3시간 넘는 경기를 했다. 그때까진 미국 선발 투수 로건 웹(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 4이닝 1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제몫을 했을뿐이다.
브라질 마운드에 경쟁력 있는 투수들이 사라지자 그제서야 발동이 걸렸다. 9회초에만 3안타 5볼넷이 나오면서 7점을 뽑아내 10점 차로 벌릴 수 있었다. 스탯은 훌륭했다. 저지가 선제 결승포 포함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2볼넷 1득점, 슈와버가 4타수 2안타 2볼넷, 투랑이 6타수 3안타 4타점, 앤서니가 4타수 2안타 2타점 2볼넷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브레그먼과 랄리는 안타 없이 7볼넷을 합작했다.

브라질에서는 과거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해 한국팬에도 익숙한 보 다카하시가 선발 투수로 나와 1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오히려 18세 소년 조셉 콘트레라스가 주목을 받았다. 콘트레라스는 고등학생 신분에도 이날 양 팀 통틀어 최고 구속인 시속 97.8마일의 빠른 공을 던졌다. 2회초 1사 만루에서는 저지에게 병살타를 끌어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후 나온 투수들은 볼넷으로 자멸하며 대패를 면치 못했다. 이날 브라질에서 나온 사사구만 19개였다.
이날 미국은 바비 위트 주니어(유격수)-브라이스 하퍼(1루수)-애런 저지(우익수)-카일 슈와버(지명타자)-알렉스 브레그먼(3루수)-칼 랄리(포수)-로만 앤서니(좌익수)-바이런 벅스턴(중견수)-브라이스 투랑(2루수)으로 타순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로건 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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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맞선 브라질은 루카스 라미레즈(우익수)-오스발도 카르발류(1루수)-레오나르두 레지나투(3루수)-단테 비셋 주니어(지명타자)-비토르 이토(유격수)-루카스 로호(2루수)-빅터 마스카이(좌익수)-가브리엘 카르모(포수)-가브리엘 마시엘(중견수)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보 다카하시.
1회초부터 미국이 앞서갔다. 선두타자 위트 주니어가 내야 안타로 출루했고 저지가 다카하시의 한가운데 직구를 통타해 좌중월 담장을 넘겼다. 브라질도 홈런으로 맞불을 놨다. 1회말 선두타자 라미레즈가 웹의 몸쪽 낮게 들어오는 싱커를 통타해 우중월 솔로포를 쳤다.
브라질 두 번째 투수 콘트레라스가 대형 사고를 쳤다. 2회초 투랑에게 2루타, 위트 주니어와 하퍼에게 연속 볼넷을 줘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더니 저지에게 3루수 방면 땅볼 타구를 유도, 병살타를 끌어냈다. 그대로 미국의 2-1 리드.

요행에 불과했다. 콘트레라스는 3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슈와버에게 우전 안타에 이어 폭투로 2루를 허용했다. 브레그먼을 3루 땅볼로 잘 잡았으나, 랄리에게 볼넷과 폭투를 또 허용하면서 티아고 다 실바와 교체됐다. 이후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며 미국은 한 점을 달아나는 데 그쳤다.
답답하던 경기 흐름은 5회초 바뀌었다. 미국은 1사 후 세 타자 연속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잡았다. 벅스턴이 몸에 맞는 공으로 한 점을 만회했고 투랑이 좌측 담장을 맞히는 대형 싹쓸이 3타점 적시 2루타로 7-1을 만들었다.
브라질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1-7로 뒤진 7회말 마이클 와카를 상대로 레지나투가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폭투로 2루까지 간 레지나투는 로호의 중전 1타점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뒤이어 마스카이가 좌중월 투런포를 치면서 4-7까지 추격했다.
8회 한 점씩 주고받은 두 팀이다. 8회초 2사 1, 2루에서 앤서니가 중전 1타점 적시타를 쳤다. 브라질 역시 8회말 1사에서 라미레즈가 우월 솔로포를 맞불을 놓으며 미국의 8-5 리드가 이어졌다.
미국은 마지막 이닝에서야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9회초 선두타자 투랑이 중전 안타에 이어 2루를 훔쳤다. 앞선 4타석에서 침묵하던 하퍼가 마침내 우전 1타점 적시타로 안타를 생산했다. 이후 계속해서 볼넷이 거듭되면서 미국은 15-5 승리를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