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에서 3번째 시즌을 맞은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32)가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었다. 중심 타선의 무게감을 덜어내고 리드오프로 변신한 것이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는 것을 증명하며 타선에 혈을 뚫었다. 특히 지난 시즌 최다 병살타의 불명예는 온데간데없었다.
레이예스는 2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개막 2연전 마지막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2타수 1안타(1홈런) 3볼넷 3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28일 개막전에서도 5타수 2안타 2타점 활약으로 팀의 개막 2연전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시리즈에서 레이예스는 1번 타자라는 중책을 맡았다. 사실 2024시즌부터 롯데에서 뛰었던 레이예스는 주로 중심 타순에 배치됐던 타자였다. 2024시즌 1번 타자로 5타석에 들어서 2안타를 쳤던 기록이 남아있다. 5타석을 제외한다면 2번~4번 타자로 나섰다.
2024시즌 202안타, 2025시즌 187안타로 뛰어난 안타 생산 능력을 과시했던 레이예스였지만, 지난 시즌까지 레이예스를 괴롭혔던 것은 바로 병살타다. 빠른 타구 속도에 비해 걸음이 느려 더블 아웃을 자주 당했다. 2025시즌 총 25차례 병살타를 만들어낸 레이예스는 이 부문 리그 전체 1위였고, 2024시즌도 16개로 리그 최다 병살 공동 3위였다. 그만큼 주자가 쌓인 상황이 많았다고 해석될 수 있는 수치였다.
하지만 2026시즌 레이예스는 1번 타순으로만 배치됐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28일 개막전을 앞두고 "사실 1번 타자 자리가 가장 고민이다. 고승민이 1번을 치고 레이예스가 2번을 치는 것이 시즌 전의 최초 구상이었다. 하지만 현재 구성에서 1번에 들어가야 할 타자는 한태양, 장두성 정도인데 조금 페이스가 떨어져 있다. 우선 타순이 나오지 않으니 레이예스를 1번으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결정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오히려 레이예스는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는 빈도가 높아져 병살의 가능성이 줄어든 것이다. 발이 아주 빠른 전형적인 선두타자 스타일은 아니지만, 롯데에서 뛰어난 출루율 수치를 보이기에 납득이 되는 결정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강한 타자를 한 타석이라도 더 들어서게 하기 위해 상위 타선에 배치하는 경향이 짙다.
실제 2경기 연속으로 레이예스 바로 뒤인 2번 타순에 배치됐던 손호영 역시 "거의 출루를 해준다고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고, 첫 타석부터 임하니까 레이예스가 앞에 있으면 아무래도 편하다"고 설명했다. 손호영은 2연전에서 10타수 3안타를 기록했고 홈런 2개라는 어마어마한 좋은 타구까지 생산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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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레이예스의 1번 배치는 팀 타선의 파괴력을 극대화하는 촉매제가 된 모양새다. 레이예스가 포문을 열고, 그 뒤를 손호영 등 컨디션이 좋은 타자들이 지원하면서 상대 선발 투수들이 1회부터 심리적 압박을 느끼는 시너지가 발생하고 있다. 비록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당분간 파격 타순은 롯데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