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야말로 인생 역전이라고 할 만하다. 2년 전 초라하게 KIA 타이거즈를 떠났던 에릭 라우어(31·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메이저리그 역사를 다시 썼다.
라우어는 30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 위치한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6 미국 메이저리그 프로야구(MLB) 정규시즌 애슬레틱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½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9탈삼진 2실점으로 토론토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포심패스트볼(직구) 52구, 체인지업 11구, 커터 10구, 커브볼 8구, 슬라이더 6구 등 총 87개의 공을 던져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4회까진 이렇다 할 위기조차 없었다. 평균 시속 91.2마일(약 146.8㎞)의 느린 직구로 무려 12번의 헛스윙을 끌어내면서 탈삼진 쇼를 펼쳤다. 1회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고 2회 제이콥 윌슨, 3회 덴젤 클라크, 4회 셰이 랭글리어스에게도 삼진을 솎아내며 퍼펙트 피칭을 이어갔다. 11번째 타자인 닉 커츠에게 볼넷으로 첫 출루를 허용한 라우어는 후속 두 타자를 각각 중견수 뜬공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끝냈다.
5회가 유일한 오점이었다. 라우어는 선두타자 윌슨에게 중앙 담장으로 향하는 2루타를 맞았다. 맥스 먼시에게 우월 투런포를 맞아 첫 실점 했다. 하지만 대럴 에르나이즈를 루킹 삼진, 오스틴 윈스를 1루 뜬공, 클라크를 다시 한 번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라우어는 6회초 랭글리어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커츠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브레이든 피셔와 교체됐다. 피셔도 후속 타자들을 모두 처리하면서 라우어의 실점은 2점으로 마무리됐다.

그 사이 토론토 타선이 힘을 냈다. 1회초 조지 스프링어의 좌월 1점 홈런을 시작으로 3회초 2사 1루에서 헤수스 산체스의 중월 투런포, 4회초 오카모토 카즈마의 우중월 솔로포가 터졌다. 5회 애디슨 바라가가 만루에서 밀어내기 득점을 포함 5점을 냈고 이 점수를 애슬레틱스가 뒤집지 못하며 토론토의 승리가 확정됐다.
토론토는 이번 개막 3연전에서 50개의 탈삼진을 합작했다. 첫 경기에선 선발 케빈 가우스먼의 6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1탈삼진 1실점 포함 16개의 삼진이 나왔다. 2경기에선 딜런 시즈의 5⅓이닝 3피안타 2볼넷 12탈삼진 1실점 포함 19개 삼진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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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라우어의 9삼진 이후에도 6개의 삼진이 더 나오면서 총 50탈삼진으로 마무리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개막 후 3경기 최다 탈삼진은 역대 최다 기록이다. 1876년 내셔널리그만 있던 시절부터 따져도 무려 150년 동안 나오지 않은 대기록이다.
KBO 리그 시절을 떠올리면 상상도 하기 힘들었던 일이다. 라우어는 2년 전 윌 크로우를 대신해 KIA에 대체 선수로 입단했다. 콘택트에 능한 KBO 타자들에게 고전하면서 7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4.93으로 시즌을 마쳤고 재계약에도 실패했다.
그러나 토론토를 통해 빅리그로 복귀한 뒤 반전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선발과 불펜을 오고 가며 지난해 28경기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104⅔이닝 102탈삼진으로 활약하고 토론토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큰 공헌을 했다. 올해 역시 지난해 KBO 리그 MVP 및 투수 4관왕을 차지한 코디 폰세(31)를 제치고 당당하게 3선발을 꿰차면서 역수출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