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이닝 세이브가 혹사? 아니 투혼이었다…제2의 오승환 6아웃 순삭→감독 사과했다 “미안하다, 내일은 쉬어라”

2이닝 세이브가 혹사? 아니 투혼이었다…제2의 오승환 6아웃 순삭→감독 사과했다 “미안하다, 내일은 쉬어라”

OSEN 제공
2026.04.12 08:22
KT 위즈의 박영현이 2022년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2이닝 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의 2연패 탈출과 6-4 승리를 이끌었다. 박영현은 8회초 1사 만루 위기 상황에서 등판하여 양의지, 다즈 카메론, 양석환을 삼진과 뜬공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수습했고, 9회초에도 삼자범퇴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박영현에게 미안하다며 다음날 휴식을 지시했고, 박영현은 이번 경험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했다고 밝혔다.

[OSEN=수원, 이후광 기자] ‘제2의 오승환’ 박영현(KT 위즈)이 2022년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2이닝 세이브 투혼을 펼치며 위기의 팀을 구해냈다.

박영현은 지난 1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2차전에 구원 등판해 2이닝 2탈삼진 무실점 23구 퍼펙트 피칭을 펼치며 팀의 2연패 탈출 및 6-4 승리를 이끌었다.

KT 이강철 감독은 5-2로 앞선 8회초 선발 소형준에 이어 아시아쿼터 스기모토 코우키에게 셋업맨 임무를 맡겼다. 만원관중 앞 3점차 압박이 크게 느껴졌을까. 10일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던 스기모토는 선두타자 정수빈을 시작으로 김민석(2루타), 안재석(2타점 적시타), 박준순에게 무려 4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순식간에 2점을 내줬다.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5-4 턱밑 추격을 허용한 것.

이 때 마운드에서 ‘신’이 등장했으니 마무리 박영현이었다. 박영현은 등판과 함께 첫 타자 양의지를 3구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퍼펙트쇼의 서막을 열었다. 이어 다즈 카메론을 헛스윙 삼진, 양석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위기를 수습했다. 이강철 감독의 초강수가 적중한 순간이었다.

박영현은 6-4로 앞선 9회초에도 씩씩하게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박찬호-박지훈-정수빈을 공 11개를 이용해 깔끔한 삼자범퇴 처리하며 경기를 승리로 끝냈다. 선발 소형준은 경기 후 “8회 일찍 등판하면서 선발승을 끝까지 지켜준 (박)영현이에게 정말 고맙다. 박영현은 정말 신이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경기 후 만난 박영현은 “모든 경기를 통틀어 오늘이 가장 힘들었다”라고 웃으며 “어제 경기를 정말 아쉽게 졌고, 그래서 오늘 경기가 중요했다. 스기모토가 앞에서 좋은 공을 던졌는데 타자들이 잘 쳤다. 전반적으로 운도 좋지 않았다. 내가 올라가서 위기 상황을 어떻게든 이겨내려고 했는데 그런 마음이 적중했다”라고 승리 소감을 남겼다.

2022년 KT 1차지명과 함께 제2의 오승환이라는 별명을 얻은 박영현은 프로 5년차에 2이닝 세이브를 처음 경험했다. 그 동안 2이닝 홀드, 2이닝 구원승, 1⅔이닝 세이브는 경험했어도 아웃카운트 6개를 책임진 세이브는 처음이었다.

박영현은 “그 동안 5아웃 세이브는 해봤지만, 6아웃 세이브는 처음이었다. 심지어 오늘은 몸도 잘 안 풀렸는데 막상 올라가니까 좋은 공이 나왔다”라며 “1점 차이라 몸이 더 올라온 느낌이었고, 나도 더 잘 던지려고 했다. 요즘 컨디션까지 좋아서 모든 게 잘 맞아 떨어졌다. 솔직히 힘든데 그래도 잘 이겨내서 다행이다”라고 설명했다.

경기에 앞서 유신고 2년 선배인 선발 소형준과 나눈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박영현은 “(소)형준이 형의 투구가 그 동안 좋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은 무조건 잘 던질 거 같았다. 내가 꼭 승리를 지켜준다고 했는데 이런 상황을 막을 줄은 몰랐다”라고 웃으며 “형준이 형 승리가 걸려 있어서 더 잘 막고 싶었다. 자신감 있게 던졌다”라고 말했다.

박영현에게 아웃카운트 6개를 맡겨서 결국 승리 엔딩을 맞이한 KT. 그러나 이를 결정한 사령탑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박영현은 “감독님이 경기를 마치고 ‘미안하다, 내일은 쉬어라’라는 말씀을 해주셨다”라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홀드왕, 세이브왕을 거쳐 202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까지 다녀온 박영현은 2이닝 세이브라는 또 하나의 경험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했다. 박영현의 이날 구위는 2이닝 내내 압도적이었고, 소형준의 “그는 신이다”라는 찬사에 어울리는 투구로 3연패 위기에 처한 마법사군단을 구해냈다.

박영현은 “고등학교 시절 6이닝, 7이닝도 던져봤지만, 프로에서 2이닝은 차원이 다르다”라며 “오늘 경기가 정말 큰 경기였다. 그런데 팀이 이겨서 너무 기분이 좋다. 이런 상황이 사실 자주 찾아오는 게 아니라서 편한 마음을 먹고 던졌는데 여러 가지가 잘 맞아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위기를 잘 막아서 정말 다행이다”라고 2이닝 세이브에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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