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명장도 '오죽했으면' 11승 좌완 선발→전격 마무리行, 정작 '데뷔 첫 SV' 당사자는 의연했다 "걱정하는 팬도 계시지만..."

우승 명장도 '오죽했으면' 11승 좌완 선발→전격 마무리行, 정작 '데뷔 첫 SV' 당사자는 의연했다 "걱정하는 팬도 계시지만..."

잠실=김동윤 기자
2026.05.14 12:24
LG 트윈스의 좌완 투수 손주영이 13일 잠실 삼성전에서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하며 마무리 투수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손주영의 마무리 전환은 유영찬의 부상 이탈로 인한 염경엽 감독의 고심 끝에 결정되었으며, 팬들 사이에서는 선발 투수를 마무리로 돌리는 것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었습니다. 손주영은 자신을 걱정하는 팬들의 마음을 알지만,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LG 손주영이 13일 잠실 삼성전 9회초 올라와 역투하고 있다.
LG 손주영이 13일 잠실 삼성전 9회초 올라와 역투하고 있다.

데뷔 첫 세이브를 올린 국가대표 좌완 손주영(28·LG 트윈스)이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의연하게 대처했다.

손주영은 13일 잠실 삼성전 9회초, LG가 5-3으로 앞선 상황에 올라와 1이닝 동안 1개의 삼진만 솎아내는 퍼펙트 피칭으로 팀 승리를 지켰다.

한 시즌 10승을 거둔 선발답게 안정감이 달랐다. 손주영은 첫 타자 김헌곤에게 시속 149㎞ 직구를 던져 1구 만에 아웃 카운트를 잡았다. 포수 파울플라이였다. 뒤이어 김지찬을 5구 만에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고 구자욱과 마주했다. 이날 구자욱은 홈런성 타구를 날리는 등 타격감이 좋았던 상태. 예상대로 10구까지 가는 승부로 손주영을 까다롭게 했다. 하지만 손주영도 최고 시속 153㎞에 달하는 빠른 공과 커터를 살려서 끝내 헛스윙 삼진으로 구자욱을 돌려세웠다. 2017년 1군 데뷔 후 무려 10년 만의 첫 세이브였다.

경기 후 손주영은 "재활하면서 빨리 팀에 합류해서 도움이 되고 싶었다. 몸을 기초부터 천천히 다시 만들자는 마음으로 재활에 임했다. 재활군에 있을 때 세심한 스케줄링으로 신경 써주신 최재훈, 여건욱 코치님께 감사드린다"라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손주영의 마무리 전환은 12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처음 공개됐다. LG 염경엽 감독은 "이번 시즌 우리 팀은 유영찬이라는 마무리 투수를 가지고 8연승을 했었다. 멘탈, 구위, 변화구 등을 판단해보면 손주영이 마무리로 가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부동의 마무리 유영찬(29)이 팔꿈치 수술로 사실상 시즌 아웃되면서 불똥이 선발진으로 튄 것이다. 이 결정에 팬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일었다. 기껏 어렵게 키워놓은 좌완 선발 투수를 연투를 해야 하는 마무리로 보직 전환하는 것이 맞느냐는 의견이다.

LG 손주영이 13일 잠실 삼성전 9회초 올라와 역투하고 있다.
LG 손주영이 13일 잠실 삼성전 9회초 올라와 역투하고 있다.

손주영은 울산대현초-개성중-경남고 졸업 후 2017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2순위로 입단한 좌완 투수다. 2024년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며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에는 30경기 11승 6패 평균자책점 3.41로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기여했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3월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태극마크를 달았다.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 지난 3년간 두 번의 우승을 일군 염경엽 감독도 손주영을 키워낸 장본인인 만큼 좌완 선발의 중요성을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손주영을 마무리로 돌린 건 그만큼 뒷문의 중요성도 크다고 봤다. 유영찬 이탈 후 LG 불펜 평균자책점은 5.43으로 리그 8위였다. 뒷문부터 흔들리니 예년처럼 버티고 경기 후반 뒤집는 진득한 모습도 보기 어려워졌다. 실제로 LG는 유영찬의 부상 이탈 후 16경기에서 8승 8패에 그쳤다. 선제점을 내주면 5전 전패했고, 5회까지 앞선 경기도 같은 기간 4승 3패로 SSG 랜더스와 함께 승률 리그 꼴찌였다.

염 감독은 지난 1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1선발과 마무리가 있는 팀은 무조건 가을야구는 한다. 선발 투수의 1패는 1패로 끝나지만, 마무리 투수의 1패는 팀의 분위기와 흐름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영향이 크다"고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이어 "아무나 마무리 투수를 시킬 수 없다. 뒷문이 흔들리는 팀은 끝까지 갈 수 없다. 과거 왕조라고 불렸던 팀들을 보면 다 안정적인 마무리가 있었다. 단기전은 몇 게임 안 되니까 변칙적으로 하면 되지만, 페넌트레이스는 변칙이 절대 안 통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걸 쉽게 생각하고 아무나 뽑아서 다른 보직에 옮기면 잘못해서 무너지는 경우가 90%다. 돌려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 세이브 성공 확률을 높이려면 구위가 좋아야 하고 결정구도 있어야 하고 멘탈도 좋아야 한다. 그걸 다 갖춘 사람을 찾긴 어렵겠지만, 비슷한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위부터 장현식, 함덕주, 김영우. /사진=스타뉴스
위부터 장현식, 함덕주, 김영우. /사진=스타뉴스

그 적임자를 찾는 지난 2주의 시간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오죽했으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불안의 연속이었다. 장현식(31), 함덕주(31), 김영우(20) 등 기존 자원 중에 마무리 후보를 찾았지만, 모두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장현식은 올해 18경기 3승 2패 7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67,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44, 피안타율 0.258로 좀처럼 믿음을 주지 못했다.

김영우도 16경기 1승 무패 2홀드 평균자책점 3.29라는 성적과 달리 13⅔이닝 8볼넷 12삼진, WHIP 1.39, 피안타율 0.235의 제구 난조로 부족함을 드러냈다. 함덕주는 더욱 심각해서 17경기 1승 1패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7.43, 13⅓이닝 6볼넷 7탈삼진, WHIP 2.03 피안타율 0.344로 아예 2군행을 통보받았다.

다행히 선발진이 리그 평균자책점 2위(3.83)로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외국인 투수 요니 치리노스가 부진한 와중에도 라클란 웰스, 앤더스 톨허스트, 송승기, 임찬규가 안정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해준 덕분에 손주영의 마무리 카드도 떠올릴 수 있었다. 수많은 테스트와 고심 끝에 결정됐고 일단 손주영은 당분간 LG 뒷문을 책임진다. 당사자도 예상하고 각오한 일이었다.

손주영은 "부상으로 빠져있는 기간에 내가 돌아가서 들어갈 선발 자리가 없을 만큼 선발 투수들이 분투해주고 있었다. (유)영찬이 형의 부상을 보고, 돌아가면 중간계투 혹은 2~3이닝 소화하는 롱릴리프로 올해는 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었다. 나도 마무리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마무리로 뛰는 걸 걱정하시는 팬분들도 계신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마무리를 꾸준히 소화할 수 있게 잘 준비해서 복귀까지 응원해주고 기다려주신 팬분들께 좋은 모습으로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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