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 앞서 1승 1패 뒤 위닝 시리즈를 놓고 맞붙은 이날 경기의 승부처는 5회말 LG의 공격 오스틴(33) 타석이었다.
2회초 이재현(만루)과 강민호(솔로)에게 연속 타자 홈런을 내줘 5실점한 LG는 3회말 이주헌의 솔로 홈런으로 1점을 얻었다. 5회초 다시 2점을 허용해 1-7까지 뒤졌으나 곧이은 5회말 천성호의 땅볼 때 상대 유격수 이재현의 실책으로 다시 1점을 쫒아갔다.
계속된 2사 만루 찬스에서 4번타자 오스틴이 타석에 들어섰다. 만루시 그의 통산 타율은 무려 4할(45타수 18안타). 홈런이 터지면 6-7 한 점 차로 바짝 따라붙고 안타만 나와도 2점을 보태 4-7로 추격의 불씨를 살릴 수 있었다.

29일 만에 선발 등판한 삼성 양창섭(27)의 투구수는 이때까지 79개. 올 시즌 개인 최다인 89개(4월 7일 KIA전)에 다가가고 있었다.
처음 공 3개는 모두 볼. 4구째엔 시속 148㎞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아 볼카운트 3-1이 됐다. 5, 6구 직구는 파울. 삼성 배터리(포수 강민호)는 볼 배합을 다르게 했다. 7구부터 10구까지 4개는 136~138㎞의 슬라이더를 던졌다. 그 중 2개는 배트에 잘 맞았으나 오스틴의 스윙이 빨라 큰 포물선을 그리며 3루쪽 관중석으로 날아갔다.
그러자 구종을 다시 바꿨다. 11, 12구 직구도 역시 파울. 무려 8개의 파울을 연속으로 쳐내며 양팀 벤치와 관중석의 긴장도가 절정에 이르렀다.
그리고 13구째 양창섭의 시속 149㎞ 직구가 오스틴의 몸쪽 낮은 곳을 파고 들었다. ABS존에 살짝 걸치는 스트라이크. 루킹 삼진 아웃이었다. 양창섭은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고, 볼이라 생각하고 1루로 걸어나가려던 오스틴은 배트와 헬멧을 던져버렸다.


추격 기회를 놓친 LG는 7회와 8회 1점씩을 더 내주고 말았다. 9회말 이주헌이 3점 홈런을 치면서 5-9까지 스코어를 좁혔기에 LG로선 결과적으로 5회말 추가 득점에 실패한 것이 못내 아쉽게 됐다.
경기 후 삼성 배터리로부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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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41)는 "슬라이더를 던지면 뭔가 큰 타구가 나올 것 같아서 '맞더라도 안타로 막자'고 볼 배합을 했는데, 투구가 너무 많아지다 보니 이제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슬라이더를 몇 개 연속으로 던지다가 다시 '아니다, 안타로 막자'는 생각으로 했는데 (마지막 직구가) ABS에 걸리면서 삼진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오스틴을 마지막 타자로 5이닝 동안 투구수 92개에 4피안타(1홈런) 2실점(1자책)으로 시즌 2승(무패)째를 따낸 양창섭은 "오스틴이 가장 잘 치는 타자니까 출루시키면 흐름이 바뀌겠다고 느꼈다. 계속 싸우려 들어갔던 게 운좋게 걸쳐 스트라이크가 된 것 같다"며 "나도 모르게 포효가 나왔다. 오늘 중 제일 좋았던 순간이었다"고 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