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최초 외국인 주장 LG서 나올까... '잠실 오씨'는 만루포+멀티 홈런 친 날조차 동료 챙겼다

KBO 최초 외국인 주장 LG서 나올까... '잠실 오씨'는 만루포+멀티 홈런 친 날조차 동료 챙겼다

잠실=김동윤 기자
2026.06.13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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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의 오스틴 딘은 뛰어난 성적과 한국 문화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으로 KBO 최초의 외국인 주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오스틴이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며 KBO리그에 특화된 선수로 거듭났다고 평가했다. 오스틴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자신의 활약보다 동료 선수들의 노고를 먼저 챙기는 등 리더십 있는 모습을 보였다.
LG 오스틴 딘. /사진=김진경 대기자
LG 오스틴 딘. /사진=김진경 대기자
LG 오스틴 딘(왼쪽)과 라클란 웰스. /사진=김진경 대기자
LG 오스틴 딘(왼쪽)과 라클란 웰스. /사진=김진경 대기자

KBO 45년 역사상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외국인 주장이 탄생할 수 있을까. 만약 나온다면 오스틴 딘(33)을 보유한 LG 트윈스가 유력한 구단 중 하나 아닐까 싶다.

오스틴은 현재 LG에서 가장 사랑받는 선수 중 하나다. LG에 입단한 첫해부터 3할 타율에 23홈런 95타점을 올리며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숙원을 풀었다. 이후 2년 연속 3할 타율과 30홈런을 치면서 지난해 또 한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궜다. 덕분에 LG 팬들에는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불린다.

올해는 LG가 구단 45년 역사상 단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MVP에 도전 중이다. 12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63경기 타율 0.349(252타수 88안타) 19홈런 59타점 53득점, 출루율 0.420 장타율 0.659 OPS(출루율+장타율) 1.079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고 있다.

염경엽(58) LG 감독은 12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오스틴은 KBO리그에 특화된 선수다. 지난해 수비나 여러 가지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해는 캠프부터 준비를 잘했다. 기술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정신적인 부분이 성숙해지면서 훨씬 더 좋아졌다"라고 설명했다.

오스틴은 LG와 한국에 대한 애정을 자주 드러내 팬들로부터 '잠실 오씨'라는 애칭도 얻었다.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는 "팬분들도 잘 알겠지만, 나만큼 LG를 챙기는 선수는 없다. LG 구단도 나만큼 팀을 사랑하는 외국인 선수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자신하면서 "가능한 한 LG에 오래 남고 싶다. 또 한국에서 야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되찾은 만큼 한국에서 오래 뛰고 싶은 마음이 있다. KBO 최장수 외인은 내 목표"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LG 오스틴 딘. /사진=김진경 대기자
LG 오스틴 딘. /사진=김진경 대기자

또한 특유의 친화력으로 어린 선수들과 새로온 외국인 선수들을 직접 챙기면서 박해민(36), 오지환(36), 박동원(36), 임찬규(34), 홍창기(33) 등과 함께 LG만의 팀 문화를 이끌어 나간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난타전 끝에 SSG 랜더스를 8-6으로 꺾은 10일 잠실 경기도 좋은 사례였다. 이날 오스틴은 2-5로 지고 있는 5회말 역전 만루홈런을 치는 등 3타수 3안타(2홈런) 5타점 3득점 1볼넷으로 LG의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다.

경기 후 오스틴은 "팀이 이겨서 정말 좋다. 만루홈런을 치면서 더그아웃에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었고, 팀이 승리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라며 "만루 상황에서는 팀이 득점할 수 있게 외야플라이를 치려고 했다. 올 시즌 집중적으로 노력하는 부분이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그런 부분이 잘 작용해 홈런이 나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날 매서운 SSG 타선에 LG 마운드가 고전하고 송찬의, 구본혁 등 어린 타자들이 힘을 냈는데, 오스틴은 이 부분까지 신경 썼다. 당시 LG 선발 투수 라클란 웰스는 4⅓이닝 5실점으로 고전했다. 새 외국인 투수 약셀 리오스는 일본에서 입국한 지 하루 만에 KBO 데뷔전을 치렀다.

LG 오스틴 딘(오른쪽)이 치리노스를 다독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LG 오스틴 딘(오른쪽)이 치리노스를 다독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오스틴은 "투수들이 많이 고생했다. 특히 리오스 선수는 시차 적응도 제대로 안 된 상황에서 출전해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줬다. 손주영 선수는 9회에 올라와 깔끔한 세이브를 기록했다. 수고한 불펜 투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그러면서 "문보경, 문성주가 복귀하면서 팀에 큰 도움이 되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둘이 빠졌을 때 구본혁, 송찬의 선수가 빈자리를 잘 채워줘서 우리가 성적을 잘 낼 수 있었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마치 주장이나 승장 코멘트에서 나올 법한 내용이었다. 다음날 염경엽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었다. 염 감독은 "사실 오스틴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박)해민이한테 혼나기도 하고 동료들에게 욕도 먹었다. 경기 중에 어영부영하던 부분이 있었는데, 올해는 그런 게 아예 없어졌다. 지난해까진 약간 외국인다운 행동이 남아있었다면 올해는 완전히 한국 문화에 적응했다. KBO리그에서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은 행동인지 아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KBO 45년 역사상 외국인 선수가 한 팀의 풀타임 주장을 맡은 사례는 없었다. 2022년 호세 피렐라(37)가 잠시 삼성 라이온즈의 주장을 맡은 적이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임시직이었다. 언어 소통과 다른 문화가 가장 큰 이유고 매년 성적에 따라 계약이 불투명해지는 외국인 선수 계약의 한계 탓이다. 최장수 외국인 타자와 LG 종신을 꿈꾸는 오스틴은 과연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까.

LG 오스틴 딘이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LG 오스틴 딘이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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