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대표팀 공격수 오현규(25·베식타스)의 월드컵 역전골 소식에 '전 소속팀' 셀틱(스코틀랜드) 팬들이 땅을 쳤다. 오현규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지 않은 채 떠나보낸 구단의 결정에 아쉬움과 분노를 드러냈다.
스코틀랜드 매체 스코티시 선은 12일(한국시간) "오현규가 월드컵에서 멋진 골을 넣으며 셀틱을 떠난 뒤에도 놀라운 상승세를 이어가자, 셀틱 팬들은 모두 같은 말을 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셀틱 팬들은 오현규를 붙잡았어야 했거나, 최소한 "너무 일찍 팔았다"며 아쉬움을 쏟아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이날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린 체코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값진 승점 3을 따내며 기분 좋게 대회를 시작했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한국은 경기 흐름을 유리하게 끌고 가고도 결정력 부재로 아쉬움을 삼켰다. 오히려 후반 14분 체코 수비수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울버햄튼)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0-1로 끌려갔다. 하지만 한국은 후반 22분 미드필더 황인범(페예노르트)의 감각적인 칩슛으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마지막 해결사는 오현규였다. '캡틴' 손흥민(LAFC)을 대신해 후반 24분 교체 투입된 오현규가 역전골을 뽑아냈다. 후반 35분 황인범이 측면에서 내준 패스를 골문 앞에 있던 오현규가 마무리했다. 오현규는 상대 수비수 뒤쪽에 위치해 있었지만, 한 발 더 움직이며 슈팅 기회를 만들어냈고 그대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결국 한국은 승부를 뒤집었고, 마지막까지 체코의 공세를 막아내며 월드컵 첫 경기부터 승점 3을 챙겼다.

스코티시 선은 "한국은 한 골을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첫 경기를 2-1로 뒤집었다. 황인범의 훌륭한 플레이에서 시작된 오현규의 결승골은 그가 베식타스에서 보여주고 있는 스트라이커 플레이의 좋은 예였다"고 칭찬했다.
한국-체코전이 끝난 뒤 셀틱 팬들은 아쉬움을 쏟아냈다. 한 팬은 "오현규를 내보내고 애덤 아이다를 데려온 브렌던 로저스 전 감독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이건 범죄다"라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독자들의 PICK!
또 다른 팬은 "우리는 오현규라는 괜찮은 공격수를 팔았다. 나는 항상 그가 좋은 선수라고 생각했다. 단지 셀틱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했을 뿐"이라고 아쉬워했다.
비슷한 반응이 이어졌다. 한 팬은 "로저스 감독이 오현규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고 했고, 또 다른 팬은 "오현규는 짧은 기간만 있었는데도 매우 호감 가는 선수였다. 그는 셀틱을 떠난 뒤 정말 잘하고 있다. '만약 우리 팀에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적었다. "오현규를 너무 일찍 팔았다. 이게 셀틱의 방식"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어떤 팬은 "오현규는 셀틱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분명 셀틱이 필요로 하는 스트라이커가 될 수 있었다. 월드컵에서 골을 넣었고, 지금까지 베식타스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셀틱은 오현규의 전 소속팀이다. 프로축구 K리그 수원 삼성 출신 오현규는 2023년 1월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다. 꾸준한 출전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고, 결국 셀틱을 떠나야 했다.
그러나 오현규는 좌절하지 않았다. KRC 헹크(벨기에)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고, 좋은 평가를 받은 뒤 지난 2월 튀르키예를 대표하는 명문팀 중 하나인 베식타스로 이적했다.
오현규는 베식타스에서 곧바로 골 폭풍을 몰아쳤다. 그는 팀을 옮긴 뒤 리그 13경기에서 6골 1도움을 기록하며 핵심 공격수로 활약했다. 전반기 헹크 유니폼을 입고도 벨기에 리그 20경기에서 6골 3도움을 올렸다. 여기에 이번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한국의 역전승을 이끈 영웅으로 떠올랐다.
공교롭게도 셀틱은 확실한 공격수를 찾고 있다. 오현규가 더욱 그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스코티시 선은 "셀틱은 또 한 번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에 들어가면서 올여름 공격수 한 명, 어쩌면 두 명의 영입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오현규가 체코전에서 자신의 커리어에 또 다른 한 페이지를 썼을 때 셀틱 팬들이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면 이해할 만했다"고 전했다.

오현규는 체코전이 끝난 뒤 방송 인터뷰를 통해 "일단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동"이라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몸 상태도 정상이 아니었다. 오현규는 "사실 이번 경기 전에 몸이 너무 안 좋았다. 열이 38도까지 올라서 뛸 수 있을까 했다"며 "하지만 홍명보 감독님을 비롯해 스태프가 극진히 대해줘 경기에 뛸 수 있었고, 골도 넣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월드컵 무대에 대한 감격도 숨기지 않았다. 오현규는 "월드컵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럽고 감사하다. 홍명보 감독님이 기회를 주셨고, 골까지 넣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제 시선은 다음 경기로 향한다. 한국은 조별리그 2차전에서 개최국 멕시코를 상대한다. 오현규는 "다음 경기인 멕시코전에서도 이 승리 흐름대로 가겠다. 또 겸손하게, 상대가 홈팀인 만큼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