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 '괴물 루키'가 등장했다. 풍성한 아프로 헤어에 두꺼운 고글. 코트 위에서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는 외모도 독특하지만, 진짜 놀라운 건 실력이다. 주인공은 올리비아 마일스(23·미네소타 링스)다.
영국 가디언은 19일(한국시간) "올 시즌 개막 한 달 동안 WNBA에서 마일스만큼 큰 즐거움을 안긴 선수는 없다. 그는 순식간에 리그에서 가장 매력적인 재능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며 "프로 커리어 15경기 만에 이미 팀 공격의 엔진으로 자리 잡았다"고 소개했다.
마일스는 올해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은 신인이다. 하지만 벌써 팀 핵심을 넘어 리그 최고의 스타 케이틀린 클라크(인디애나 피버)와 비교될 만큼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올 시즌 평균 19.0득점, 4.9리바운드, 5.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가디언은 "미네소타는 지난해 9월부터 팀 최고 선수인 나피사 콜리어가 부상으로 결장하고 있는데도 올 시즌 리그 1위(12승3패)를 달리고 있다. 마일스는 스스로 팀의 대체 불가 자원임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셰릴 리브 미네소타 감독도 마일스를 극찬했다. 리브 감독은 "처음부터 그가 리그 톱3 선수가 될 것이라고 알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마야 무어를 얻었을 때와 비슷하다. 완벽한 슈퍼스타, 겸손한 슈퍼스타"라고 치켜세웠다.
마야 무어는 WNBA를 대표했던 레전드이자 미네소타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다. 2011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미네소타에 입단한 뒤 신인상을 받았고, 정규리그 MVP(2014년), 파이널 MVP(2013년)까지 차지했다. 또 2011년, 2013년, 2015년, 2017년 무려 네 차례나 미네소타의 WNBA 우승을 이끌었다.


가디언은 "신인 선수가 팀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WNBA 역사상 최고로 꼽히는 전설과 비교되는 것보다 더 큰 칭찬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네소타 팬들도 벌써 마일스에게 '더 스펙터클'이라는 기분 좋은 별명을 붙였다.
상대 선수도 마일스의 실력을 인정했다. 인디애나의 핵심 선수 소피 커닝햄은 자신의 팟캐스트를 통해 "그는 남자 선수처럼 리드하고 플레이한다. 정말 잘한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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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커닝햄은 "리그에서 경쟁해야 하고, 다른 팀 선수이기 때문에 그를 칭찬하는 걸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가 받을 자격이 있는 찬사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일스는 리그 전체에 강력한 경고장을 날리고 있다"고 말했다.
가디언도 "마일스라는 원더우먼에게서 어떤 플레이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가 팬들에게 주는 짜릿함은 더블 에스프레소마저 잠들기 전 마시는 한 잔의 술처럼 느껴지게 만든다"고 높게 평가했다.
마일스의 신장은 178cm다. WNBA 무대에서 압도적인 신체 조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를 딛고 엄청난 실력을 보여주며 리그 전체를 흔들고 있다. 가디언은 "코트 위에서 마일스가 뛰는 모습을 보면 그가 얼마나 깊이 농구를 연구했는지 알 수 있다. 그는 매직 존슨처럼 트랜지션 상황에서 작은 틈을 찾아 패스를 찔러 넣고, 스티브 내시처럼 하프코트에서 템포를 조절하며 동료들을 찾아낸다. 또 자신보다 체격이 큰 선수들과의 경합을 이겨내고, 몸을 써서 드리블하고 마무리하는 능력은 제일런 브런슨을 떠올리게 한다"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일스는 자신의 롤모델로 마야 무어와 NBA 스타 루카 돈치치(LA 레이커스)를 꼽았다. 가디언은 "마일스의 창의성, 리듬감, 침착함에서 그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물론 아직 신인인 만큼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다. 때로는 수비 집중력이 흔들리고, 경기 중 평정심을 잃는 장면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성장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가디언은 "미네소타에는 리브 감독이 있고, 리그에서 가장 경험 많은 선수들이 있다. 마일스의 문제들은 고칠 수 없는 한계가 아닌, 발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성장통에 가깝다"고 짚었다.
마일스의 등장으로 미네소타는 다시 WNBA 정상에 도전할 힘을 얻었다. 기존 에이스 콜리어가 빠진 상황에서도 마일스가 중심을 잡아준 덕분이다. 게다가 콜리어는 조만간 재활을 마치고 코트에 돌아올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콜리어는 7월 말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이는 농구 팬들을 기대하게 만든다. 리그에서 가장 이타적인 스타가 가장 창의적인 루키와 호흡을 맞춘다는 상상은 단순히 흥미로운 정도가 아니다. 농구 팬들이 매일 아침 눈을 떠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