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미 대선정국 만큼이나 혼란스러웠던 하루였다.
17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는 나스닥 지수는 장초반 전날에 이어 약세를 지속하다 수작업 재검표 결과를 반영하지 않아도 된다는 플로리다주 순회법원 판결로 급등세로 반전했다.
그러나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실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장은 약세로 돌섰고, 실적부진에 대한 악령이 되살아나면서 투자분위기가 크게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마감을 앞두고 저가주에 대한 수요가 계속되면서 낙폭을 줄이며 나스닥 지수는 전일보다 4.67포인트(0.15%) 하락한 3,027.21포인트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금융주가 지수의 하락을 이끈 가운데 나스닥 지수와 유사한 행보를 했다. 지수는 전날보다 26.16포인트(0.25%) 하락한 1만 629.87포인트를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전일보다 4.60포인트(0.34%) 하락한 1,367.72 포인트를 기록하며 11월의 셋째주를 마감했다.
개장초 전날의 약세를 이어갔던 뉴욕증시는 대선결과의 확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세로 반전했다. 플로리다의 순회판사가 수작업 재검표 결과를 최종 투표 집계에 반영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함으로써 부재자투표 결과가 나오는 내일중 미국의 43대 대통령이 결정되리라는 기대감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 발표 직후 제약, 담배, 방산 등의 부시주를 포함해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하락세를 보였던 대부분의 종목들이 상승세로 반전했다. 연말 랠리를 위한 상승 모멘텀을 구축하려는 의지가 역력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항소할 의사를 분명히 하자 미 대선정국은 다시 혼락속으로 빠져들었고, 증시에 내재된 악재들이 투자분위를 급랭시키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나스닥 시장은 어제 반도체주의 폭락을 촉발했던 메릴 린치의 발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프라임 차터의 수석투자전략가인 스캇 블레어는 재고문제와 향후 실적불투명을 이유로 텔레콤칩에 대해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한 메릴 린치의 충격이 오늘까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장의 부정적 분위기를 뒤바꿀만한 재료가 없어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커프만 브라더즈의 스캇 커티스는 “장을 선도할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시장은 하루 상승후 이삼일 하락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으며, 이 패턴에서 벗어날 만한 분위기가 조성되지 못하고 있다”고 평했다.
독자들의 PICK!
한편 일부에서는 현재가 고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투자의 적기라고 평가했다. BOA 자산운용의 월트 차이키는 이번 대선이 주가를 떨어뜨리고 이자율을 낮출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분석하고, 대선결과가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기대되는 현재가 저평가되어 있는 주식에 대한 매수시점으로 가장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오늘 시장이 낙폭을 줄이며 등락을 거듭할 수 있었던 에너지 중의 하나는 저가매수세였다.
나스닥시장에서는 대부분의 종목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전날에 이어 텔레콤 관련주가 약세를 계속한 가운데, 바이오테크와 은행주가 큰 낙폭을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일보다 3.51% 하락했다.
선 마이크로 시스템은 어제 장마감 직전 현분기에 예상된 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향후 수요도 강세라고 발표,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VA 리눅스는 전문가들의 예상과 일치하는 1/4회계분기 손실을 기록했지만 2001년 말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발표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중에서는 대출손실에 따른 불안감으로 금융주가 약세를 보이며 어메리컨 익스프레스, JP 모건, 시티그룹 등이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또한 벨사우스의 실적악화 전망 소식과 크라이슬러로 인한 자동차주의 약세로 AT&T와 GM이 각각 약세를 보였고, 인터내셔널 페이퍼, 알코어, 디즈니, GE, 머크 등도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반면 어제 다우지수의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던 인텔, IBM, 휴렛 페커드 등의 대형 기술주들은 상승세로 반전했다. 이 밖에 듀퐁과 P&G 정도가 강세였다.
한편 지역전화회사인 벨사우스는 퍼스트 콜의 예상치를 밑도는 2001년 전망발표로 큰 폭으로 하락했고, 이 영향으로 통신 관련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기록했다.
전날 골드만 삭스의 투자등급 하향조정으로 자동차주의 하락을 주도했던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애널리스트들의 매출부진에 따른 재고문제 등으로 인한 부정적 평가가 이어지며 이날도 하락을 계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