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나스닥 폭락, 3천선 또 붕괴

[뉴욕마감]나스닥 폭락, 3천선 또 붕괴

김종호 특파원
2000.11.21 06:50

[뉴욕마감] 나스닥 폭락, 3천선 또 붕괴

기술주들의 부진으로 나스닥 지수가 1주만에 다시 3,000포인트 밑으로 떨어졌다. 20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는 투자가들이 경기 하강에 따른 첨단기술제품에 대한 수요 부진을 우려하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나스닥지수는 소프트웨어, 인터넷, 생명공학 등 거의 모든 부문에 걸쳐 기술주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지난 주말에 비해 151.55포인트(5.01%) 하락한 2,875.64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28일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13일 올들어 처음으로 3,000포인트 밑으로 내려갔던 나스닥 지수는 이로써 올들어 29%, 연중 최고치대비 43% 각각 하락했다.

다우존스 지수도 대부분의 블루칩이 내림세를 보이면서 지난 주말에 비해 167.22포인트(1.57%) 하락한 10,462.65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도 25.10포인트(1.84%) 하락한 1,342.62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날 월가의 영향력 있는 애널리스트들이 첨단기술제품의 수요부진을 잇따라 경고함에 따라 기술주 전반이 내림세를 나타냈다.

모간 스탠리의 애널리스트 크리스토퍼 스틱스는 최근 들어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듦에 따라 통신, 네트워크 부문의 수요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모건 스탠리는 주니퍼 네트워크와 래드백 네트워크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고, 시스코 시스템스와 익스트림 네트워크의 예상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주니퍼 네트워크(20.49%), 래드백 네트워크(10.06%), 시스코 시스템스(2.96%), 익스트림 네트워크(11.34%) 등 네트워크 부문 전반이 하락세를 보였다.

리만 브라더즈가 EBay의 핵심 사업부문이 부진할 것으로 우려하면서 EBay 등급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함에 따라 EBay(20.29%), 아마존(Amazon.com/5.92%), 야후(4.39%) 등 인터넷 관련 부문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미국 제2의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어스링크는 AOL 타임 워너의 네트워크망을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함에 따라 17.11% 급등, 대조를 보였다.

반도체 관련 부문의 경우 리만 브라더즈가 향후 수요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1/4분기 및 2001년 전반에 대한 예상 주당순이익(EPS)을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2.57%), 램버스(5.84%) 등이 내림세를 보였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1.42% 하락했다.

한편, 오라클(14.10%), 선 마이크로시스템(8.61%) 등 소프트웨어 부문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오라클의 경우 차기 CEO 물망에 올라 있던 개리 블룸이 베리타스 소프트웨어의 최고경영자로 자리를 옮긴 것이 하락의 주요 원인이었다. UBS 워버그는 오라클의 등급을 “매수”에서 “보류”로 하향 조정했다.

다우존스지수 편입 종목 중에서는 금융주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경기 하강에 따라 부실채권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5.13%), JP 모건(2.05%), 시티그룹(2.16%) 등 모든 금융주가 내림세를 나타냈다.

휴렛패커드(1.75%), 마이크로소프트(1.99%) 등 기술주는 물론 코카콜라(8.44%), GM(6.60%), 이스트만 코닥(4.75%) 등 여타 블루칩도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다만, 인텔의 경우 펜티엄 4를 출시함에 따라 1.96% 상승했다.

이날 주가가 급락한 것은 근본적으로 급속한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눈에 띄는 현상은 제약, 금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거의 전 종목이 내림세를 나타냈다는 점이다. 또한 내년 1월 인도분 원유가격이 배럴당 35.72달러로 상승한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일부 시장관계자들은 연말, 나아가 내년 초까지도 주식시장의 침체가 지속될 소지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JP 모건의 투자전략가인 크리스 울프는 “주식시장 밖에 풍부한 유동성이 대기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 자금이 시장에 투입될 유인이 없다”고 언급했다.

미국경제에서 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제약업종 등 소위 경기 하강시 피난처 역할을 하는 종목이 상승하는 현상은 “경착륙”의 전형적인 조짐으로 해석된다. 크리스 울프는 “투자가들이 미국경제의 연착륙을 확신하기까지는 이러한 패턴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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