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요)[머투초대석]시집 펴낸 재경부 장태평 국장

길섶에 들꽃 하나 / 작은 바람에 떤다 // 느린 길 위에 바쁜 나그네 / 짧은 눈맞춤에 발길 멈춘다 // 세상엔 돌보다 많은 들꽃들 / 눈길을 주었던 들꽃은 / 북극성처럼 반짝인다 // 밤에 가장 큰 것은 / 낮에 가장 작았던 / 불빛 // 내 마음에서 가장 큰 것은 / 세상에서 가장 작았던 / 양심 // 작은 향기에 떤다
재정경제부 장태평 국장이 최근 펴낸 『강물은 바람따라 길을 바꾸지 않는다』라는 시집에서 쓴 서시(序詩)다.
"전문적인 시인들의 시를 장미꽃이나 아름드리 큰 나무로 비유한다면 이 시집의 시들은 길섶에 돋아있는 들풀이나 들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장국장은 가끔 길을 가다 우연히 보이는 들꽃하나에서 감회를 느끼 듯, 일상적 삶에서 엿본 시간의 깊이와 소회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국장은 '눈코뜰새 없이 많은 재경부에서 언제 시를 쓰느냐'는 질문에 "깊이 생각해보고 싶을 때,사는 것에 대해 조감해보고 싶을 때 시를 쓰게 된다"고 말했다. 시집 발문을 쓴 숙명여대 국문과 최시한 교수는 장 국장의 시집 편찬에 대해 '글쓰기를 통한 자기 확인과 성장'이라고 표현하고 "글쓰기와 삶의 일치를 지향하는 것은 동양 지식인사회의 오랜 전통"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집은 표지그림과 사진, 출판을 모두 장 국장의 친구들이 맡은 것도 눈길을 끌었다. 표지그림은 작곡가이며 가수인 김민기 학전 대표가 실력을 발휘했고 출판은 나비출판사를 운영하는 김영배씨, 사진은 장건상 변호사가 맡았다. 장 국장은 시집의 인세를 눈먼 사람들의 개안수술비와 평소 돕고 있는 재가(在家)장애인을 위해 기부할 예정이다.
장 국장(52)은 경기중·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및 동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77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제관료로 옛 경제기획원을 거쳐 현재 재경부에 근무하고 있다.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업무성격이 크게 다른 세제실에서도 잘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 국장은 고등학교 시절 문학동아리 서우회(書友會)에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