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회계불신 지속, 나스닥 3.1%↓

[뉴욕마감]회계불신 지속, 나스닥 3.1%↓

손욱 특파원
2002.02.20 06:21

[뉴욕마감]기업공시 파문,나스닥 연중 최저치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3일간의 휴일이 짧은 듯, 지난 금요일 IBM의 회계처리 적정성에 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형성된 시장불안 심리가 사라지지 않은 채 큰 폭의 하락세가 계속 이어졌다.

나스닥지수는 이날 다시 큰 폭 하락하면서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개장 직후부터 시작된 하락세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으며 일중 내내 계속돼 일중 최저치로 마감됐다. 전날보다 55.35포인트(3.07%) 하락한 1,749.85를 기록해 지난해 11월 2일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우존스지수도 개장과 동시에 시작된 급락세가 주춤하는가 싶더니 마감을 1시간 앞두고 다시 가속도가 붙으면서 전날보다 159.21포인트(1.61%) 하락한 9,743.83으로 마감됐다.

S&P500지수는 20.97포인트(1.90%) 하락한 1,083.21로 마감돼 다시 1,100선이 무너졌으며, 러셀2000지수도 9.33포인트(1.99%) 하락한 459.92로 이날을 마쳤다. S&P500도 역시 지난해 11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의 부진이 두드러져 하드웨어 4.97%, 인터넷 4.56%, 소프트웨어 4.78%, 텔레콤 4.03%, 멀티미디어 3.99%, 네트워킹 3.29%, 반도체 3.58% 등 전 업종이 3-4%대 하락했다.

비기술주중에서는 귀금속 4.88%, 증권보험 4.25%을 필두로, 은행 2.54%, 바이오테크 4.20%, 석유 1.48%, 유틸리티 1.46%, 소매 1.19%, 제약 1.29%, 제지 1.85% 등 거의 전 업종이 하락했다. 이날 항공주만이 유일하게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의 파업철회 소식이 전해지면서 1.67% 상승했다.

거래량은 3일만에 개장된 것 치고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나스닥시장에서 16억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3억주가 거래됐으며 주가가 내린 종목이 오른 종목수를 상회해 양대 시장에서 각각 26;10, 21:10을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지난 금요일 IBM의 회계처리 적정성에 대한 논란에다 예상외의 소비자신뢰지수 하락에 촉발돼 나스닥은 2.1%, 다우지수는 1.0% 비교적 큰 폭 하락했었다.

전날 조지 워싱톤 미국 초대 대통령의 생일을 기념하여 증시가 열리지 않으면서 3일간의 긴 휴일을 맞은 뉴욕증시는 지난 금요일의 분위기를 바꾸지 못 하고 부진이 이어졌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기술주의 맡형 격이자 다우지수에도 편입돼 있는 IBM에까지 회계처리의 적정성 논란이 파급된 것이 증시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에 대한 확실한 입증이 나올 때까지 투자자들은 시위성 매도세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IBM(-3.7%)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것은 아니었다. 최고재무책임자는 월 스트리트 저널에 전화를 걸어 종전에 공시한 것보다 훨씬 상세한 수익-비용 명세서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도 IBM은 증시 전체의 분위기를 해치며 다우종목중 최고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날 프루덴셜 증권은 IBM의 1년후 목표주가를 종전의 주당 111달러에서 100달러로 큰 폭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기업수익 공시내용의 정확성에 대해 문제가 점차 확산되면서 각 기업마다 수익공시내용에 상세한 정보를 함께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수익내용에 의문이 제기되는 기사가 취급되거나 소문이 날 경우 막대한 타격을 입는 것보다 모든 거래내용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는 판단에서이다.

증시에서 이러한 기업의 노력에 대해 당장 반응하지는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기업회계 처리와 관련한 불신은 점차 누그러질 것으로 월가는 기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수익계산이 전보다 소극적으로 처리됨으로써 1/4분기 수익발표내용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감수해야 할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다.

넥스텔 커뮤니케이션즈(-28.6%)도 약 두 주전 기업회계 처리와 관련한 의문이 제기됐었는데, 이날 구체적으로 넥스텔이 100% 소유하고 있는 NII 홀딩즈가 10내지 20억달러의 부채상환 부담을 지게 됐다는 소식이 유입되면서 나스닥 최고 거래량을 기록했다.

여기에 시스코 시스템즈(-2.6%)도 기업거래의 투명성과 관련해 문제가 제기됐다. 뉴욕 포스트지가 시스코와 세쿠오이아 캐피탈의 관계는 파산진행중인 엔론의 장부외 거래와 비숫한 성격을 갖고 있다는 기사를 취급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그러나 뉴욕 포스트의 금융기사에 대한 신인도가 뉴욕 타임즈나 월 스트리트 저널만큼 크지 않아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소폭에 그쳤다.

썬 마이크로시스템즈(-7.0%)도 투자등급이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되는 수몰르 겪었다. 최대 유닉스 서버 메이커인 썬이 현재 예산지출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서베이 결과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의 기업공시와 관련한 악재는 기술주를 선도하는 IBM, 시스코 시스템즈,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에 그치지 않고 중대형주에도 이어졌다. 엔비디어(-6.4%)는 증권관리위원회(SEC)의 조사가 지난 주 시작됐다고 공식 발표했으며 제약주인 파마슈티컬 리소시스(-0.6%)는 SEC의 권고에 따라 지난 1998년부터의 수익발표 내용을 수정하여 다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엔론의 파문은 JP 모건 체이스(-3.1%)에 다시 영향을 미쳤다. 엔론의 부당 내부거래 로 촉발된 파산신청 논의과정에서 엔론의 투자은행인 JP 모건이 이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공시하지 않아 피해액이 커졌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소송건이 접수됐다는 소식이 있었다.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JP 모건 체이스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것이라는 추측을 뒤집고 현행 수준으로 유지했다.

한편 KLA-텐코(-2.9%)는 웰스 파고에 의해 투자등급이 ‘강력매수’에서 ‘시장수익률 수준’으로 세 단계 하향 조정됐다.

종합전자제품 판매업체인 서킷 시티(-16.3%)는 주가가 폭락했는데, 이 회사의 판매장 조정계획에 소요되는 비용이 생각보다 더 클 것이라는 애널리스트의 우려가 확산된데 타격을 받았다.

AES(-30.6%)도 주가가 폭락했는데 사업부문의 하나인 머천트 제너레이션 부문을 매각할 것이라는 발표에 영향을 받았다. 이 계획이 성사되면 약 10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우종목인 최대 소매주인 월-마트(-1.0%)는 지난 4/4분기 수익이 1년전에 비해 증가한 주당 49센트를 기록했으며 이는 월가의 기대수익 범위내라고 발표했다. 금년도 수익은 당초 전망보다 소폭 초과 달성할 것이라고 희망적인 전망을 덧붙였다. 이 소식을 기화로 월가는 이날의 분위기를 상승세로 전환하려 안간힘을 썼지만 역부족이었으며, 월-마트의 주가도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UBS 워벅은 제너럴 모터스(-0.6%)의 투자등급을 ‘매수’로 상향 조정하면서 동시에 1년후 목표주가를 50달러에서 6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GM이 경쟁사인 포드(-2.0%)에 비해 경쟁력이 있으며 시장점유율이 하락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UBS 워벅은 칩메이커인 브로드콤(0.0%)의 투자등급도 역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다음해의 수익 신장세가 가파를 것이라고 하면서 금년도 예상 주당순익도 상향 조정했다.

파업 직전까지 몰렸던 유나이티드 에어라인(+12.9%)은 극적으로 정비공 노조와의 합의가 이루어져 일단은 한숨 돌리게 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폭등했다.

평소보다 긴 휴일 후에는 합병뉴스가 곧 잘 발표되는데 이날 두 건의 뉴스가 있었다. 시에나(-4.2%)가 같은 업계인 광네트워킹 장비주인 ONI 시스템즈(+6.0%)를 주식교환 형식으로 9억달러에 사들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온라인 여행 서비스업체인 트래블로시티 닷컴(+31.0%)은 이 회사 주식의 70%를 소유하고 있는 대주주인 사브레 홀딩즈가 주당 23달러의 가격에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날 주가가 올랐다.

나스닥시장에서는 넥스텔 커뮤니케이션즈 -28.60%,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6.97%, 시스코 시스템즈 -2.63%, 월드콤 -3.42%, 오라클 -4.71%, 인텔 -3.19%, 델 컴퓨터 -4.65%, 주니퍼 네트워크 -2.73%, ONI 시스템즈 +5.96%, 시에나 -4.24%, 마이크로소프트 -2.19%가 활발한 거래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케이마트 +2.02%, 루슨트 테크놀로지 -2.77%, AT&T 와이어리스 -1.28%, 씨티그룹 -3.44%, 타이코 인터내셔날 +0.54%, AES -30.57%, 스프린트 -8.63%, AOL 타임 워너 -1.73%,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즈 -6.08%, AT&T 3.18%, IBM -3.68%이 거래량 상위를 차지했다.

다우종목중 JP 모건 체이스, 씨티그룹 등 금융주와 IBM, AT&T, 인텔 등 기술주 그리고 월트 디즈니가 나란히 3%대 하락했으며, 휴렛-패커드, 맥도날드, 보잉, 알코아, 마이크로소프트도 2%대 하락했다. 이날 듀퐁 과 필립 모리스 두 종목만이 주가가 올랐다.

이날 발표된 1월중 주택착공실적은 월가의 예상을 넘어서 6.3% 증가한 168만호가 착공됐으며, 건축허가실적도 3.1% 증가한 171만호로 160만호를 예상했던 이코노미스트의 예상을 상회했다. 최근 나홀로 선전하고 있는 주택시장의 활황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한편 이날의 주택착공실적에 이어 다음날인 수요일에는 1월중 소비자 물가지수가 발표되고 목요일에는 주간 신규 실직자수와 12월중 무역수지, 1월중 경기선행지수 등이 발표될 예정으로 있다.

이처럼 증시 분위기를 이끌어갈 만한 거시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지 않고 수익발표 시즌도 끝나버려 최근의 시장 분위기를 바꿀만한 재료가 없다는 게 월가의 가장 큰 걱정거리다. 이번주에도 개별기업 관련 뉴스와 전반적인 투자 분위기에 따라 지수가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더 이상의 악재가 나오지 않기만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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