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황사 펀드"를 조성하자
새여름 새가을 새겨울이란 말은 이상하지만 봄만큼은 새봄이란 단어가 멋지게 어울린다. 그러나 최근 기승을 부리는 황사로 새봄의 싱싱한 기운이 퇴색할 지경이다. 황사는 이제 봄의 불청객 수준을 넘어 한반도에 황색재앙을 뿌리고 있다.
고비사막에서 발원한 황사는 황하를 타고 중국 동남연해까지 내려와 황해를 건너 한반도에 황화를 안겨준 뒤 태평양 너머 미국까지 날아간다. 특히 한반도의 황사가 무서운 것은 중국의 공업지대인 동남연해의 각종 오염물질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작 원인제공자인 중국인은 모랫바람만 쏘이면 그만이지만 한국인은 오염물질까지 뒤집어써야 한다.
이에 따라 한중일 환경장관은 21일 서울에서 3국 환경장관 회담을 열고, 황사에 공동 대처하는 황사 네트워크를 결성키로 했다. 이번 회담에서 3국은 황사예보를 공동으로 하는 한편 유엔환경회의(UNEP) 등 국제기구의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 함께 노력키로 했다.
그러나 구체적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 황사가 더욱 극심해진 이유는 중국 내륙지방의 사막화. 이를 막기 위해서는 대규모 인공조림을 통한 방풍림 조성과 사막의 초지화가 근원적인 해결책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환경보다는 개발에 아직 우선 순위를 두고 있고, 정부간 협상이라는 것이 부지하세월이어서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기 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경제 패권이 국가에서 민간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을 기대하기보다 민간이 먼저 나서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국내의 유명기업들이 '황사 펀드'를 조성, 사막 식수사업에 참여한다면 황사를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의리 중시의 중국인 마음을 훔치는 훌륭한 중국마켓팅 전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