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위험관리` 경제운용을

[기고]`위험관리` 경제운용을

오상훈
2002.11.25 12:02

[기고]`위험관리` 경제운용을

[편집자주] 오상훈 SK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금년 하반기 들어 경기둔화가 가시화되면서 지난 상반기중의 경기회복은 일시적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내년 경제에 대해서는 회복에 대한 기대와 함께 디플레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통상 경기가 바닥국면에서 상승세로 전환될 때까지 경제주체들은 경기회복세를 알아채지 못하다가 경기상승 3부 능선 부근에 이를 때에 비로소 경기바닥 시기를 소급하여 인식하는 관행을 되풀이 하여 왔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금 경제주체들의 추가적 경기하강에 우려는 경기가 바닥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회복속도가 더디거나 회복강도가 크게 약화되고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90년초 이래 전세계적으로 물가상승률은 점진적인 하향추세를 보여왔다. 이에 따라 명목금리 수준도 점진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를 나타내 금년 들어서는 전세계적으로 초 저금리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내년 세계경기가 최악으로 치달아 디플레 국면으로 빠져들 가능성 자체는 그리 크지는 않지만 이러한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는 점은 적어도 향후 경기 사이클 상 회복강도가 종전에 비해 점차적으로 약화되는 모습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즉 과거 80~90년대 초와 같은 업종 전반의 동시적 회복에 기인한 강한 경기확산 추세에서 앞으로는 IT업종에 대한 경기의존도가 커지고 업종간 경기사이클 주기가 시차를 두고 서로 엇갈리는 가운데 경기상승 탄력성이 점차 약화되는 모습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우리경제는 내년 하반기에 회복기대가 유효한 상황이기도 하지만 내년 연간 성장률 전망치 수준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 있다.

이는 경기가 상승세로 전환되더라도 절대금리 수준이 과거 경기회복기 수준 만큼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해 준다. 주식시장도 회복세로 접어들더라도 종합주가지수의 자체의 상승보다는 업종간 차별화 현상이 보다 두드러질 것이므로 업종별 수익률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시장은 내년 들어서 가계대출 규제와 더불어 연체율 상승 위험이 커지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주택가격 붕괴에 대한 위험 보다는 거래량이 크게 위축됨으로써 관련자금의 환금성이 크게 제약될 위험이 보다 큰 편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경기가 회복기에 접어들더라도 시장 기대수익률이 과거보다 크게 낮아진 상태에서 시중자금이 조그마한 가격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상품간 자금이동이 빈번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결국 내년도 중반 이후 경기회복 전환 기대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에서의 위험은 오히려 금년보다 더 커질 가능성에 대해 주시할 필요가 있다.

우선 대외여건 면에서의 불확실성 변수는 미국과 이라크간 전쟁 발발, 남미 외환불안, 부동산 및 소비자 신용 버블, 중국 위안화 절상 여부 등이 잠복해 있다. 국내적으로도 북한 핵 문제와 남북관계, 금융기관 및 기업구조조정 마무리 과정에서의 불확실성 변수도 도사리고 있다. 만약 이러한 변수들 중 어느 하나라도 시장기대와 어긋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경우 이 과정에서 주가, 금리, 환율 등이 서로 맞물리면서 그 동안 우려해 왔던 기업 및 가계부문의 위험이 일시에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전반적으로 내년 정부정책의 주요과제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외생변수 향방에 따른 금리, 환율 등 가격변수의 급등락 과정에서 야기될 부작용을 사전에 방지하거나 최소화하는 위험관리에 초점이 두어져야 할 것이다. 만약 정책시행 과정에서 외생변수 향방과 시장 경제주체들의 기대에 선행적으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우리 경제가 치루게 될 비용부담은 훨씬 커질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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