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코캄엔지니어링 홍지준 사장
코캄엔지니어링 홍지준 사장(46)은 벤처업계의 이른바 `뚝심파' 경영인으로 꼽힌다.
누구를 만나든 거침없는 말투와 괄괄한 성격을 여지없이 드러내는 홍사장. 사업에서도 그렇다. 지난 97년 박막액정디스플레이(LCD)용 편광필름, 각종 산업설비 엔지니어링 사업을 하던 그가 대기업들이 수천억원을 들이고도 개발에 실패한 2차전지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나설 때도 그랬다.
지난 89년 설립한 코캄은 창업 이래 지속적으로 흑자 기조를 유지해왔던 터라 굳이 모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었기에 주위에서는 홍사장을 극구 만류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홍사장은 특유의 `배짱과 감각'으로 기어코 2차전지 개발에 뛰어들었다.
당시 세계 2차전지 시장은 일본 시장의 독무대였다. 그 속에서 이름도 없는 한국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래서 세계 어떤 기업도 개발에 성공하지 못한 적층식 리듐폴리머배터리 개발을 시도했다.
개발은 예상대로 쉽지 않았다. 99년 시제품을 내놓은데 이어 2001년에야 제품다운 제품을 내놓게 됐다. 여기에 쏟아부은 돈만도 300억원이 족히 넘는다. 홍사장은 "그래도 올해부터 매출이 오르기 시작하니 다행"이라며 호탕하게 웃는다.
성과도 적지 않았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디지털카메라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는 후지필름의 제품 속에 탑재된 배터리가 바로 코캄에서 개발한 두께 1㎜ 전지. 최근 0.5㎜ 초박형 모델까지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코캄의 2차전지 리듐폴리머배터리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적층방식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적층(Z-folding) 방식은 전지에 들어가는 양극판과 음극판이 서로 교차되게 적층될 수 있도록 격리막을 지그재그로 설계해 연속적으로 접는 방식을 말한다. 이 방식은 다른 전지 제조방법에 비해 성능과 안정성이 높고 제조공정을 단순화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홍사장은 "우리가 적층식 2차전지에 대한 전 생산공정을 모두 갖췄다고 하니 처음에는 아무도 믿지 않았다"며 "2차전지 시장에서 코감의 경쟁력이 뛰어날 수밖에 없는 것은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사장은 이제 한숨돌리고 있다. 올해부터 휴대폰, 개인휴대단말기(PDA), 디지털카메라 등에 코캄의 2차전지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내년에 생산라인을 더 늘려야 할지 고민할 정도다. 홍사장은 "도전하는 자에게만 미래가 있다"며 "앞으로 여유자금이 생기면 또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