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CRM 다시보기

[CEO칼럼] CRM 다시보기

차오용 윌비솔루션 대표
2003.05.09 12:09

[CEO칼럼] CRM 다시보기

수년 전부터 국내 IT 기업들은 CRM을 통해 기업들이 수익개선은 물론 그동안 수익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던 영역까지 수익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CRM을 ‘전가의 보도’처럼 선전해왔다.

 

하지만 초창기 투자가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하자 업체들은 하나같이 ROI(투자수익률)를 들고 나와 자사의 솔루션은 결코 고객을 배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금융기관은 물론 일반 기업들은 투자하면 적어도 운영 1년만에 투자수익률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CRM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금융기관의 경우 많으면 수백억원의 투자를 펼쳤으며 못써도 수십억원의 IT자원을 구입하고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한편에선 베스트플랙티스를 말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제품들이 여타 정보시스템과의 연관효과를 만들어내 기업의 수익을 증진시킨다고 말했고 또 한편에선 국내 환경을 무시한 CRM은 아무 효과가 없다고 선전하면서 기업의 독특한 환경을 감안해 CRM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도토리 키재기’에 나섰다.

 

하지만 아직까지 CRM을 도입한 국내 기업들의 성공사례는 쉽사리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고민은 더욱 커져만 간다. 그렇다고 CRM이라는 체계적인 마케팅 접근법을 이용하지 않으면서 주먹구구식의 마케팅을 전개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돈으로 환산할 수는 없지만 CRM은 기업에게 마케팅 효과를 가져다주었으며 향후 기업에게 새로운 가치를 가져다 줄 것이 분명한 만큼 CRM은 식지 않는 IT업계의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무턱대고 CRM시스템이 기업의 가치를 창출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아직까지 드러내놓고 자랑할 만한 CRM시스템이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CRM시스템에만 초점을 맞추고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다른 시스템과는 데이터의 호환만 이뤄내면 된다고 믿었고 CRM시스템이 제시하는 마케팅 플랜에 맞춰 각종 대고객 행사를 연출하면 된다고 생각해왔다. 달리 말하면 CRM을 여타 업무시스템처럼 단순히 전산 시스템 개발 사업이라는 관점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빈발했다.

 

하지만 CRM은 기술적 이슈가 아니다. CRM은 문화적 이슈이며 전략적 이슈이다.

기술은 경영목표를 달성시키는 수단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기술에 대한 물신성을 떨쳐내지 않으면 시스템은 가동되지만 투자효과는 미미한 상황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CRM을 문화적 이슈로 받아들여 여타 시스템과의 연계성을 높여야 하며 시스템에 녹아 있는 각종 업무프로세스에 대해 운영자 및 마케터들이 십분 이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CRM의 기술적 이슈보다 기업의 문화와 업무프로세스에 대한 표준화 및 이해가 부각되어야 한다.

 

또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IT맨들도 비즈니스에 입각한 투자 마인드가 정립돼야 한다. 그래야만 여타 시스템과의 중복된 업무를 제거시키면서 시스템의 투자 및 운영 효율성을 제시할 수 있게 된다.

 

이같은 관점에서 우리들의 CRM을 다시 조망해야 한다. 특히 금융기관들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특성을 갖고 있으며 최근에는 방카슈랑스까지 새로운 상품대열에 포함되고 있다.

한번 만들어낸 시스템을 여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면 그 시스템은 절름발이에 지나지 않는다. 시스템간의 연계성이 높고, 원시 데이터의 정확성, 데이터의 데이터라는 색인 데이터의 체계적인 준비 등도 중요하지만 이를 묶어낼 수 있는 비즈니스 관점의 CRM 매니저가 더욱 절실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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