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통합거래소가 나아갈길

[CEO칼럼]통합거래소가 나아갈길

강정호 선물거래소 이사장
2003.06.13 14:00

[CEO칼럼]통합거래소가 나아갈길

증권 선물시장 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달 16일 정부가 증권거래소, 코스닥, 선물거래소 3개 시장을 통합하여 부산에 본사를 두는 단일거래소를 설립하는 방안을 발표하였다. 이달 초부터는 관련기관 실무자들로 구성된 작업반이 조직 및 기능, 주식회사 전환, 전산시스템 등등 주요 이슈들을 열띤 토론과정을 통하여 세부사안에 대한 합의를 착착 이끌어 내고 있다.

금번 통합안은 KOSPI200 이관 이슈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입안되었으나, 향후 우리 나라의 자본시장 선물시장의 국제경쟁력을 높여나갈 수 있는 ‘백년대계’를 위한 꿈과 비전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통합은 인력 조직의 중복을 해소하는 성력화, 비용절감 효과가 강조되나, 금번 통합은 시장의 질 개선 등 보다 높은 차원의 잠재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통합거래소가 지향해야 하는 바는 무엇인가. 세계적 수준의 효율성을 가진 자본시장 위험관리시장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릿세’ 산업에서 ‘①국제적인 ②서비스 ③기업’으로 탈바꿈하여야 한다.

첫째, 사업방식이 ‘국제적’이어야 한다. 세계 1등 시장인 유렉스(Eurex)의 경우 전체 거래의 70%가 외국인 차지이다. 내년 초에는 미국 선물거래소들과 경쟁할 EurexUSA를 설립할 예정이다. 유렉스 시장의 국제성은 18개 국적의 다양한 전문역량을 지닌 인재들이 뒷받침하고 있다. 우리 통합거래소도 국제적 인재가 넘쳐야 한다. 영어가 우리말 보다 편한 전문가들이 득실거려야 한다. 영어 하나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국제적 경쟁력이 있는 시장을 가꿀 생각을 할 수는 없지 않는가.

둘째, 고객중시 ‘서비스’ 조직이라는 인식이 전 종업원 가슴에 자리잡아야 한다. 중개회사, 발행회사, 투자자, 주주 모두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싼 거래수수료, 신속정확하고 안정적인 매매,청산,결제시스템, 시장정보,상품정보의 국제적인 공급은 기본이다. 명품(名品)을 개발,상품화하고 마케팅하고 유통하고 애프터서비스를 일상적으로 하고있는 세계적 명품업체 서비스 정신으로 충만되어야 한다.

셋째, 이익 중시 ‘기업’으로 바뀌어져야 한다. 뉴욕, 시카고, 런던, 독일, 홍콩 등등 주요 거래소들은 이미 주식회사로 전환되었다. 육중한 건물의 관료적 냄새가 가득한 기관에서 의사결정이 빠르고 개방적인 상장기업으로 전환되어 거래소 주식이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가가 매일 매일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비교업종이나 종합지수 대비 나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지가 경영 평가지표가 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 하에서 시장 중단을 볼모로 한 파업은 상상할 수가 없다. 파업이나 노사갈등 소식이 시장에 알려지는 즉시 종업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거래소 주가가 폭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익중시형이 되면 각종의 경비지출이 보다 합리적으로 되고 투명해진다. 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자와 시장이용자의 신뢰가 주가에 바로 반영되기 때문에 시장운영의 안정성, 공정성도 자연스럽게 향상될 수밖에 없다. 일반 제조기업과 마찬가지로 이용자가 선호하는 상품을 개발하는 것, 마케팅을 잘 하는 것, 기업브랜드 가치를 높히는 것 모두가 중요하게 될 것이다.

자본시장, 선물시장은 사람이 핵심이다. 인재전쟁(The war for Talent)이 조직 핵심가치 구현 수단이다. 국제적 서비스 기업을 이루기 위하여는 경쟁력 있는 인재를 충원,육성하고 보상하는 인재중시 인사시스템이 선행되어야 한다. 경쟁력 있는 높은 보수, 훈련 및 자기개발 기회, 평균 이상의 복지제도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앉아서 많은 보수를 받는 방식이 아니라 뛰면서 성과를 내는 종업원들에게 대단히 매력적인 보상을 해주는 인사시스템이 중요하다.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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