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증권범죄 반드시 적발된다

[기고]증권범죄 반드시 적발된다

이장훈 금융감독원 조사1국장
2003.06.16 13:08

[기고]증권범죄 반드시 적발된다

증권범죄라는 말은 2002년 3월 증권선물위원회에 압수.수색 등 강제조사권이 부여되면서부터 증권 불공정거래 조사와 관련하여 언론매체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시세조종이나 미공개정보이용행위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범죄행위임을 분명히 알리고 경각심을 높이려는 뜻이 포함돼 있다.

그 동안 금융감독원을 중심으로 하여 관련기관들은 증권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엄중한 제재조치를 시행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하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증권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PC통신 등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증권거래방식이 off-line에서 on-line으로 변화됨에 따라 증권범죄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몇년사이에 발생한 증권범죄의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시세조종기간이 점차 단기화되고 있다. 2-3일간 특정종목을 집중적으로 매매하는 소위 번개작전의 경우도 있다.

둘째, 계좌는 전국에 걸쳐 분산개설하였지만, HTS(Home Trading System)를 이용하여 지리적 이동없이 한 장소에서 주가를 조작하거나 인터넷 증권사이트 등 사이버 공간을 이용하여 허위사실을 유포하기도 한다.

세째, 사전에 주식을 매집하고 주가를 인위적으로 상승시킨 후 매도하는 단순한 주가조작이 아니라 주식 맞교환, M&A과정을 병행하면서 주가를 조작하여 부당이득을 취하는 사례도 발견된다. 이과정에서 회사자금의 횡령, 유용이 이루어져 회사가 부실화되는 경우도 있다.

마지막으로 주식투자가 보편화되어 감에따라 상장기업이나 코스닥등록기업의 임직원 등 회사내부자가 미공개정보를 이용하여 부당이득을 얻는 사례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증권범죄가 지능화,다양화되고 끊임없이 발생하는 이유는 한탕주의 심리와 증권범죄에 대한 도덕적 불감증이 한 몫을 하고 있지만, 익명성이 보장된 인터넷을 통해 은밀하게 주가를 조작하면 아무도 모를 것이라는 착각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그러나 증권범죄는 반드시 적발될 수밖에 없다. 이중, 삼중의 감시체제가 구축되어 있기때문이다. 우선 모든 증권회사가 불공정거래 근절이 궁극적으로는 고객을 보호할 수 있고 나아가 증권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자체적으로 당해 회사에서 일어나는 이상매매를 감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금년 2월부터 가동하고 있다.

또한, 자율규제기관인 증권업협회와 증권거래소가 시장 전체에 대한 감시시스템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 전산시스템을 통해 증권 불공정거래행위를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그 기록이 계속 유지.관리된다.

또한 과거의 호가상황이나 체결상황도 생생하게 재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돼 있다. 고가.허수.통정매매 등 이상매매주문은 1차적으로 자율규제기관에 의해 자동 적출되고 추적조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금년 초 개발완료한 조사지원시스템을 통해 시장감시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등 예방적 조사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자율규제기관 통보사건이나 민원.제보 등 외부에서 제공되는 조사단서뿐만아니라 자체적으로 사건을 발굴하여 조사에 착수하고 있으며 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특정 테마에 대한 기획조사도 병행실시하고 있다.

사법당국도 증권범죄의 폐해와 심각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증권범죄를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하여 의욕적으로 수사를 강화하고 있으며, 법원의 증권범죄에 대한 판결도 실형위주로 강화하는 추세이다.

지난해 증권거래법이 개정되어 증권범죄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처벌이 대폭 강화되었다.

'나는 괜찮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증권범죄의 유혹에 빠져 뒤늦게 후회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 증시가 하루 빨리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동북아지역의 중심시장으로 발돋움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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