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수입車업계 '특소세 내맘대로'

[기자수첩]수입車업계 '특소세 내맘대로'

이승호 기자
2003.07.15 19:38

[기자수첩]수입車업계 '특소세 내맘대로'

올해 내수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입차업계는 지난해 보다 40%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는 게 자동차업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지난해 특소세 인하 조치로 인해 성숙된 시장이 최근 경기위축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국내 완성차업계는 지금껏 외면하던 수입차업체들의 '특급호텔 숙박권 및 해외 여행권 증정' 등 이른바 '고급화 마케팅'을 모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 전체 시장점유율의 1%도 안된다며 애써 무시해왔던 시각이 달라진 셈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도 올해 수입차업계의 시장점유율을 대폭 상향조정하는 등 수입차업계를 내수시장의 한 경쟁자로서 인정했다.

그러나 수입차업계는 '달라진 위상'에 걸맞지 않은 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특소세 인하 조치 이후 수입차 가격의 조정폭이 같은 가격대에서 브랜드별로 다르고, 동일브랜드 내에서도 차종에 따라 상이하다. 한마디로 특소세 인하분을 임의적으로 조정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실제 특소세 인하 이전 2억7000만원이던 메르세데스-벤츠의 CL600의 판매가격은 특소세 인하 조치 이후 2억6050만원으로 950만원 낮아졌다. 그러나 CL600보다 약 1억1000여만원 낮은 1억5900만원에 판매되던 랜드로바 4.4의 특소세 인하분은 CL600과 같은 950만원이다. 랜드로바4.4보다 8000여만원 비싼 BMW760Li(2억4190만원)의 특소세 인하분은 680만원에 그쳤다.

수입차업계는 특소세 인하폭에 대한 브랜드별 판매 전략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밝히면서도 가격산출 방법에 대해선 함구했다. 마케팅 전략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투명하지 못한 수입차업계의 관행은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이들은 국내 완성차업계와 달리 해마다 결산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국내에 공개된 기업이 아닌 만큼 공시해야 할 의무가 없는데다 손익은 영업비밀에 해당된다는 이유에서다.

수입차 업계가 시장의 한 파트너로 인정받기를 원한다면 보다 투명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줘야 마땅하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소비자들은 보다 투명한 원칙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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