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비 그친 하늘"

[내일의전략]"비 그친 하늘"

문병선 기자
2003.07.24 18:41

[내일의전략]"비 그친 하늘"

길 옆 가로수가 녹음을 토하기 적당한 곳은 사방이 트인 여의도 만 한 장소가 없다. 구멍 뚫린 구름으로 맑은 하늘이 이따금 고개를 내밀자 엽록 작업에 옷을 바꾸려는 잎새가 벌써부터 소란했다.

투자자들의 발걸음도 벌써 '비 그친 하늘'이다. 주가가 700선을 닷새 만에 넘으니 여유를 갖는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늘어간다. 장대비에 흠뻑 젖은 종목을 찾아 배짱을 부리고 더 오를 주식을 찾는 지 분주하다.

그렇지만 비 그친 하늘에 청명한 바람만 머문 것은 아니다. 장대비가 멎으면 흠뻑 젖은 옷을 말려야 한다. 주식 시장도 마찬가지다. 하락이 멎은 내일의 시세는 상승 에너지가 데펴져야 타오른다.

하이라이트..24일 거래소 시장은 대형주와 중형주가 오랜만에 함께 웃었다. 이틀째 상승 종목이 하락 종목을 웃돌아 체감 지수도 개선됐다. 상승장에서 벌어졌던 대형주-중소형주간 수익률 차이가 상당폭 좁혀졌다는 인식이 전업종에 걸쳐 저가 매수를 유발했다. 시간이 갈수록 일중 고점을 높이는 탄력적인 흐름이다.

거래소 대형주는 1.12% 올랐고 중형주는 0.61% 상승했다. 소형주는 0.17% 올랐다. 중소형주는 대부분 60일선까지 밀린 뒤 반등세이고 대형주는 20일선에 조정받고 반등을 모색하는 최근 흐름이 이어졌다. 종합주가지수는 7.20포인트(1.03%) 오른 702.94를 기록했다.

프로그램 매도가 700억원 이상 출회됐으나 대형주의 오름세는 꺽이지 않았다. 외인 매수세 덕이다. 삼성전자(0.74%), SK텔레콤(1.82%), 국민은행(3.69%), KT(0.45%), POSCO(1.47%) 등 시가총액 5대 종목이 일제히 상승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상승한 종목 수는 423개, 하락한 종목 수는 326개. 외인은 758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거래소에 비해 코스닥 시장의 조정은 연장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0.01포인트(0.02%) 오른 48.77을 기록했으나 319개 종목이 상승하고 474개 종목이 하락해 체감지수는 낮았다. 60일선(47.90)의 지지를 확인했지만 5일선(49.33) 회복에는 실패했다. 5일선과 20일선(51.05)간의 단기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것은 이틀 전(22일)이다.

인터넷주는 장 후반 오름폭이 꺽였으나 오전한 때 반발하는 등 장기 추세가 무너진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포털사이트 다음은 0.16% 상승했으나 60일선을 이틀째 하회했다. 다음의 일중 변동률은 전일 종가의 6%에 달했다. 변동성이 커졌다는 것으로 주가가 실적 모멘텀 상실로 기우뚱거리기는 하나 모종의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주도주의 조정 속에서도 선조정을 받았던 종목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통신방송서비스 업종은 대다수 종목이 하락하는 와중에 0.82% 올랐다. 통신장비 업종의 휴맥스도 0.88%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 코스닥 시장의 개별 종목 주가는 뚜렷한 연속성을 갖고 있지 않다. 온라인 경매 업체 옥션의 경우 먼저 조정을 받으며 이틀동안 오르다가 이날은 6.25% 급락했다.

전문가멘트..조용백 대신경제연구소 이사는 "조정 중이기는 하지만 3월 중순부터 지속된 상승세가 꺽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상승 중에서의 조정이다. 단기 주가들이 중장기 이동평균선 위에 있다. 큰 조정은 아니라고 본다. 장기 이동평균선(240일선)은 최근 우상향으로 돌아섰다. 외인 매수가 줄어들지 않았다. 기관 매도가 주춤하고 있다. 앞으로 발표될 국내 경기선행지수와 6월산업활동 동향은 꽤 개선될 것 같다. 다만 8월 초에도 조정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창희 다이와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외인들은 계속해서 산다는 게 다이와증권의 견해이다. 전세계 기술주 사이클이 상승으로 돌아서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턴 하는 과정에 있다. 외인이 삼성전자를 집중 매수하는 이유는 기술주 회복의 최대 수혜 업체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하루 전 음식료, 건설, 기계 업종 등이 강세를 보였고 외인 주도력이 약화되는 시점에 SK텔레콤, NHN 등은 하락했었다. 5월 하순 이후의 외인 주도 장세에서 소외됐던 중소형주로 매수세가 빠르게 순환이동하는 결과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들 종목도 밸류에이션 부담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내일포커스대만 타이완세미컨덕터매뉴팩처링(TSMC)의 2분기 실적이 미 반도체주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TSMC는 이날 2분기 순이익이 117억대만달러(3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3억대만달러) 대비 26% 늘어난 것이다.

미국에서는 온라인 경매업체 이베이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인터넷주에 영향이 크다.(뉴욕전망참조)

국내에서는 INI스틸, LG애드, LG카드, LG화학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된다. LG카드의 실적과 금융주의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으며 특히 연체율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카드사의 연체율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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