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은행 방카슈랑스 보이콧?
"죽쒀서 누구 좋은 일 하는 건지.." 요즘 은행 방카슈랑스 담당자들의 심정이 바로 이런 것 같다. 연일 모여서 방카슈랑스를 보이콧해야하는 게 아니냐고 까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27일 금융기관 방카슈랑스 담당 팀장들을 상대로 열린 금감원 설명회장은 고성이 오가는 등 금감원에 대한 성토장이 되고 말았다.금융계가 보통 당국에는 약한 존재인 점을 감안하면 은행들의 절박한 심정은 이만저만이 아닌 듯 하다. 이날 보험사들을 대상으로 열린똑 같은 내용의 설명회가 질의답변만 이루어지는 가운데 조용히 끝난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은행들은 시행지침이라 할 수 있는 매뉴얼의 세부 내용이 방카슈랑스 시행 취지와 어긋나는 점이 많다고 주장한다. 단적으로 고객들이 은행에서 보험에 가입하는 데도 그 정보가 보험사에 집중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은행내 보험창구 분리도 은행 실상을 고려하지 않는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은행들의 강경한 태도를 보면 한편에서는 동정이 가지만 그동안 은행들이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있다가 떼를 쓰고 억지를 부리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 그동안 은행들이 안이한 경영관행에 젖어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최근 방카슈랑스와 관련된 은행과 보험사간의 싸움이 보험사의 '한판승'으로 끝나고 있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은행이 이제와서 보이콧을 하더라도 결국 보험사만 도와주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보험사들이 보험업법이나 시행령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때까지 은행들은 뭘하고 있었냐는 비아냥도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은행들의 모습에 실망하고 결과적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바로 은행 고객들이다. 은행도 방카슈랑스를 거부하겠다고 하기 전에 먼저 규정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철저하게 대비했으면 지금처럼 고객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