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LG, 통신사업 의지있나

[기자수첩]LG, 통신사업 의지있나

윤미경 기자
2003.09.03 12:48

[기자수첩]LG, 통신사업 의지있나

SK텔레콤이 2일 하나로통신에 1200억원의 자금을 융통해주면서 숨가쁘게 진행돼왔던 하나로의 단기 유동성 위기는 일단락됐다.

하나로 이사회는 중장기 유동성 해소차원에서 외자유치안을 오는 10월 21일 열리는 주총에 상정할 계획이지만 LG그룹이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어 안정적인 유동성 확보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하나로가 지금의 위기상황으로까지 몰리게 된데는 주요 주주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 1대 주주인 LG는 유상증자안을 고집했고, 3대 주주인 SK텔레콤은 2대 주주인 삼성전자와 연대해 외자유치로 맞대응했다. 주주들의 이사회와 주총에서 엎치락뒤치락 이권다툼을 벌이는 동안 하나로는 `만신창이'가 됐다.

벼랑끝에 내몰린 하나로통신의 유동성 위기를 막고 나선 것은 SK텔레콤. SK텔레콤은 과감하게 하나로통신 구원투수로 나서면서 일단 여론몰이에 성공했다. LG는 "기간통신사업자인 하나로는 유상증자로 먼저 유동성을 해결해야 한다"는 기본원칙만 내세웠을 뿐 전환사채(CB)도 기업어음(CP) 지원도 거부했다. SK텔레콤이 위험을 무릅쓰고 `전략적' 차원에서 1200억원을 선뜻 내놓은 것과 대조적이다.

LG가 하나로 경영권을 노린데는 유-무선 종합통신사로 도약하겠다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LG는 거대 공룡 KT와 경쟁하려면 하나로 인수가 절실했고, 하나로를 통해 두루넷을 인수한뒤 시장지배력을 높일 계획이었다. 게다가 LG 울타리에 있는 데이콤과 파워콤을 유선사업에 결합시키고 이동통신업체인 LG텔레콤으로 그 그림을 완성시키려 했던 것.

그러나 LG가 보여준 통신전략은 "LG가 과연 통신사업에 의지가 있는가"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이쯤 되면 "LG는 차라리 통신사업을 접어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LG가 욕심을 버리고 `하나로 구하기'에 전념했다면 여론은 분명 LG의 손을 들어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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