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행자부장관 인사 '遺憾'

[기자수첩]행자부장관 인사 '遺憾'

박승윤 기자
2003.09.18 13:06

[기자수첩]행자부장관 인사 '遺憾'

노무현 대통령은 17일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후임에 허성관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기용하기로 했다. 국회에서 지난3일 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통과된지 2주일만이다.

정찬용 청와대 인사보좌관은 김두관 장관이 이날 오전10시30분께 사표를 제출했다고 기자회견한 직후 춘추관에서 후임 장관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앞서 고건 국무총리는 오전9시30분께 허성관 해양수산부 장관과 최낙정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임명 제청서를 청와대에 문서로 전달했다고 한다. 모양새를 갖추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런데 외형적 모양새와 달리 행자부 장관의 경질 과정에서 보여준 노 대통령과 청와대의 모습은 시스템 부재에 '정치적 쇼'를 한 흔적까지 엿보인다. 도덕성과 시스템을 강조하는 노 대통령의 평소 언행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정 보좌관은 "행자부 장관 해임안이 국회에 보고된 9월1일부터 후임 인선을 준비해 3일 인사위에서 10명으로 압축하고 8일 다시 3명으로 후보를 압축했다"고 인선 과정을 밝혔다. 3배수 후보는 대통령에게 올라가는 최종 후보이다.

그런데 3배수 후보 압축 하루전인 7일 노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해임건의는 부당한 횡포라며 국정감사때까지는 해임건의안을 수용하지 않을 방침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장관들에게 다수당의 횡포에 굴복하지 말라고 독려하면서 한편으로는 이미 후속인사를 준비한 셈이다.

허성관 장관이 알려지게 된 과정도 시스템과는 거리가 멀다. 허성관 행자- 최낙정 해수 장관 내정설은 해수부에서 먼저 흘러나왔다. 허 장관은 추석연휴때 정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어 내정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노 대통령이 이미 허 장관을 낙점하고 뒤늦게 고건 총리가 참석하는 인사위를 열어 형식을 맞췄다는 소리도 나온다.

더 이상한 점은 노 대통령이 15일 김 장관의 사표를 즉각 수리하지 않은 것이다. 사표 수리전 2~3일동안 김두관씨에게 목소리를 높일 기회를 주기위해서인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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