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딱한 처지 조흥은행
"BIS비율 12%대와 9%대인 은행의 주가가 같을 수는 없지 않느냐". 최근 2~3년 동안 엎치락뒤치락 하던 외환은행과 조흥은행의 주가가 지난 19일 각각 4735원, 3810원으로 장을 마감하자 외환은행 직원이 한 말이다.
사실 이강원 외환은행장이 취임 후 가장 우선순위를 둔 것은 자본확충이었다. 하이닉스에 받을 빚을 출자전환한 뒤 하이닉스 주가에 따라BIS 자가자본비율이 1%씩 오르내리는 취약한 재무구조로 인해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부족한 '판돈' 때문에 분기말이면 BIS비율을 맞추기 위해 대출을 줄이는 등 자산감축에 나서며 악전고투했던 외환은행은 새 대주주 론스타로부터 1조원의 유상증자를 받아 고민을 해결했다.
반면조흥은행은 여러 모로 딱한 처지다. 새 주인 신한지주를 맞았지만 카드 부실로 인한 적자폭 확대 등으로 여전히 자기자본이 취약한 상태다. 외환은행과 달리 당장 장사를 해야 할 '판돈'이 충분치 않아 신한지주 내의 신한은행과 '적자' 자리를 놓고 영업력으로 경쟁하는것 자체가 힘겹다.
매각이 기정 사실화되면서 노조의 파업이 한창이던 때 홍석주 전 조흥행장은 최영휘 신한지주 사장에게 인수 뒤 3000억원의 증자를 요청한 바 있다. 신한지주 자본확충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증자는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조흥은행은 적기시정조치 기준치를 넘지 않는 선에서 충당금을 덜 쌓으며 자산클린화를 미루고 수수료와 이자율을 조정하면서 자산감축에 나서는 등 수세적인 영업을 당분간 지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장은 "영업은 한번 꺾이면 회복하기 쉽지 않으므로 적절한 자본확보는 필수적"이라고 했다. 조흥은행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신한지주의 의지와 해법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