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욕심내지 마세요"
지난 20일 오후 2시 여의도 전경련회관 3층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토요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400여명이 북적거렸다. 대부분이 20~30대 젊은층이었지만 백발의 노신사, 아이를 데리고온 주부도 눈에 띄었다. 100~150명 가량을 예상하고 자료집을 준비한 주최측은 긴급히 복사를 하고, 보조의자를 준비하느라 곤혹을 치뤘다.
국내 주식실전투자대회 사상 최고의 수익률인 4650%를 기록한 이준수(필명 새강자)씨가 이날 투자설명회 강사였다. 12주만에 500만원으로 2억3000여만원을 벌어들인 비법을 배워보려는 열기로 달아올랐다.
"제발 욕심 내지 마십시오"라는 말로 이씨는 얘기를 시작했다. 그는 7년전 1억원을 들고 주식투자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던 시절을 반추했다. 모 증권주를 샀다 깡통차고, 본전을 회복하려는 욕심에 돈을 끌어들여 선물투자에 나섰다 실패하고, 다시 옵션에 손댔다 빚이 10억원에 이르렀던 경험을 담담하게 풀어놓았다. 10억원을 빚지고 그는 고향 대구에서 서울로 도망치다시피 올라왔다.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안에서 우연히 맨 처음 샀던 증권사 주가가 10배로 올라와있는 것을 봤습니다"라고 말하던 그가 갑자기 울먹이기 시작했다. 대박을 좇아 무작정 덤벼들었다 평생 벌어도 갚을 수 없을 정도의 빚을 지고 고향을 등져야했던 어두운 시절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울음을 그친 그는 다시한번 욕심을 버릴 것을 강조했다. "(고수익률에)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게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는 투자기법을 저도 똑같이 사용합니다. 다만 손절매를 철저히 합니다"라고 말을 이었다. 수익을 내고 있더라도 과감히 팔고, 일정한 수익이 생기면 다른 계좌로 옮겨놓고 다시 투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20년째 주식투자를 하며 '산전수전' 다 겪었다는 한 투자자는 "탐욕을 버려야한다는 거 누가 모릅니까"라며 자리를 떠났다. 강연이 끝난 후 방청객 수십명은 이씨를 둘러싸고 질문을 쏟아냈다. 수익에 늘 배고픈 투자자들에게 그의 부탁은 배부른 부자의 얘기였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