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바젤2, 피할 수 없는 길

[기자수첩] 바젤2, 피할 수 없는 길

김승호 기자
2003.10.06 13:42

[기자수첩] 바젤2, 피할 수 없는 길

미국의 대형은행들이 오는 2006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신바젤 자기자본협약(바젤 II 협약)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제도 시행이 표류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해충돌은 기대손실에 대한 충당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나타났다. 국제결제은행(BIS)은 10월말까지 최종 내용을 확정 지은 뒤 2006년부터 시행할 계획이었으나 미국의 대형은행들이 신용카드 대출 등 고위험, 고수익 사업 위축을 우려, 반발하고 나서면서 미국과 유럽의 대결구도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마치 국내 은행 및 일본 은행들이 원하는 바를 미국은행과 유럽은행들이 대리전을 펼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국내 금융기관들이 바젤II에 적극적이지 못한 이유는 사업 위축에 따른 경쟁력 약화가 아니라 바젤 II 협약이 요구하는 각종 리스크관리 기준을 만들지 못한데다 필요 데이터가 불충분하기 때문.

즉 바젤 II협약에 준하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선 3년치의 리스크관련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나 현 시스템은 이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고 이를 갖추기 위해선 내년부터라도 바젤 II 기준의 시스템과 데이터 취합 방법론을 만들어야 한다.

또 운영 리스크에 대한 충당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각종 정보시스템 자원에 추가 투자해야하는 문제도 있다. 때문에 국내 금융기관들은 시행시기를 늦추고자 여러 방법을 강구해왔다.

 

그러나 사업 영역에 대한 부담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미국은행들의 요구는 BIS 내부의 조율을 통해 충분히 해결이 가능한 문제라는 점에서 이들간의 갈등이 제도시행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현재 국내 금융기관 중 바젤 II와 관련 준비팀을 구성한 은행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다가올 어려움을 피할 수 없을 땐 정면돌파만이 활로를 여는 유일한 길임을 국내 금융권이 직시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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