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뉴타운 일괄지정' 得보다 失

[기자수첩]'뉴타운 일괄지정' 得보다 失

문성일 기자
2003.10.07 08:05

[기자수첩]'뉴타운 일괄지정' 得보다 失

한동안 정부의 집값안정 대책에 발맞춰 왔던 서울시가 갈지(之)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26일 당초 연차적으로 추진키로 했던 뉴타운사업을 일괄지정후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난개발을 막기 위해서라는 게 표면적인 이유이다.

하지만 뉴타운 사업지를 일괄지정할 경우 해당지역은 물론 인근지역까지 투기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난개발의 폐해보다 부작용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시에 뉴타운 지정을 요청한 17개 후보지 대부분이 일괄지정 발표 후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씩 단기급등했다. 해당지외에 인근에 위치한 재개발구역이나 재건축단지들은 물론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들도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뛰고 있다.

지난해 뉴타운 시범지구로 선정된 길음 은평 왕십리 뉴타운의 경우 각종 투기대책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정 전보다 최소 30%이상 오르는 역효과를 낳았다.

더욱이 강남권 재건축아파트가 9.5대책의 영향으로 차츰 안정세를 찾아가는 시점에서 아무런 사전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이번 결정은 정부의 시장 안정책에 역행하는 처사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이같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시는 일괄지정 방침을 그대로 밀어붙일 태세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게 시의 궁색한 변명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내년 총선에 대비한 `선심성`정책이란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정책은 당위성 못지 않게 시의성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뉴타운 일괄지정 방침은 득보다는 실이 많다. 지금은 강남을 중심으로 한 집값의 이상급등을 막아 주거안정을 도모해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적절치 못한 정책결정은 애꿎은 시민들의 가슴만 멍들게 한다.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투기를 조장하고 집없는 서민을 골탕먹이는 정책이라면 거둬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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