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용섭 국세청장 '조용한 변신 7개월'

[인터뷰]이용섭 국세청장 '조용한 변신 7개월'

진상현 기자
2003.10.07 17:08

[인터뷰]이용섭 국세청장 '조용한 변신 7개월'

국세청이 변하고 있다. 정부 권력의 상징이던 특별세무조사는 원칙적으로 폐지됐다. 세무조사 조직도 비노출로 운영되고 있다. 외부인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여 청탁이나 부조리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것이다.

 8월부터는 세무조사의 일방적인 집행을 견제하기 위한 조사상담관제도도 마련됐다.

 세정혁신에 여념이 없는 이용섭 국세청장을 만났다. 1시간 가량 이어진 대화에서 이 청장은 시종일관 활기찬 표정으로 최근의 개혁 성과들을 설명했다.

 지난 3월 취임 후 7개월. 세정혁신에 이제는 자신감을 가진 듯 했다. 이 청장은 얼마전 전경련 등 경제단체에도 세정혁신에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공무원들만 변해서는 안되고 기업들도 변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세정혁신 추진 후 변화의 모습을 느끼는지

 ▶많은 점이 달라졌다. 먼저 세무조사를 하면 반드시 세금을 추징당한다는 말은 이제 맞지 않게 됐다. 세무조사 결과 성실히 납부한 것으로 확인되는 기업들은 포상을 할 것이다. 조만간 첫 포상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실수 등으로 10% 정도 잘못이 있고 90% 잘한 경우에는 10%에 대해 세금을 추징할 것이 아니라 포상을 해서 자긍심을 갖게 해야 한다. 세무조사를 받고도 포상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엄청난 변화다. 포상 받은 기업들은 행사때마다 불러 함께 하고 격려할 생각이다. 성실 납세자가 되면 존경받고 혜택을 받게 된다는 인식을 심어줄 것이다. 포상은 분기마다 할 계획이지만 향후에는 보다 자주할 수 있다.

 국세청장이 힘쓸 수 있었던 것은 세무조사와 인사였는데 이제는 모두 놓았다. 세무조사는 기업들 선정할 때만 관여하고 조사할때는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청장이 지방청 국장 등을 불러 세무조사 등을 지시하곤 했는데 이제는 하지 않는다. 인사 시스템의 자율성도 높였다. 지방청 인사 등에는 일일이 관여하지 않는다.

 -조사상담관 제도 운용은 어떻게 되가나

 ▶조사상담관 제도 도입도 획기적인 것이다. 세무조사를 집행 하는 쪽과 관리하는 쪽을 분리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세무조사를 나가면 조사 직원들이 많은 권한을 갖고 있어서 비교적 청탁이 쉬었다. 이 제도의 도입으로 조사 상담관을 통해야 해 절차가 복잡해진다. 절차가 복잡해지면 청탁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세무조사 대상자들의 불복이나 부조리 등도 상당히 사라질 것이다. 반면 세무조사는 법대로 하게돼 더 강력하게 할 수 있을 전망이다. 뭐든지 법대로 하는 것이 가장 무섭다.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나는 시점은 아니지만 정착이 잘되면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조사조직 비노출의 성과는

 ▶조사받을 기업과의 비공식적 음성적 노출이 차단됐기 때문에 성실 신고를 유도해 조사 기능이 강화될 수 있다.

 -국세청의 정치적 독립을 항상 강조하시는데

 ▶정치적인 분리는 거의 이뤄졌다고 본다. 대통령의 뜻이 확고하고 청장의 뜻이 분명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게 이뤄졌다고 본다.

 -국세청 조식의 변혁이 쉽지 않았을텐데

 ▶세제 분야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뜻을 갖고 개혁을 한다는 명분이 있기 때문에 내부의 뜻있는 직원들은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하반기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하반기에는 직원들의 복지 증진에도 노력할 것이다. 인사적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요즘 뵙기가 힘들다

 ▶취임 후 3개월동안은 기자들도 자주 만나고 했다. 그렇지만 일부 내용이 지나치게 언론에 부각시키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 당분간을 내실을 다지는데 노력할 것이다.

 -얼마전 검찰과의 공조협의체를 구성했는데

 ▶공조협의체는 범칙조사를 원활히 하기 위한 차원이다. 세무조사 단계에서는 국세청이 담당하고 불법적인 부분이 확인되면 검찰로 넘겨 원활한 조사를 돕게 된다. 협의체를 추진하면서 상호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국세청 정보 공개 문제와 관련해 논란이 많은데

 ▶개별 납세자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용인되고 있다. 과거 납세 정보와 관련한 판례에서도 공익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에는 사생활보호가 우선한다는 판결이 있었다. 하반기에는 공개할 수 있는 자료의 범위를 가능한 한 넓힐 생각이다. 공개된 정보를 가공하는 자료도 되도록 많이 제공하려고 한다. 때로는 시스템이 부족해 자료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골프 치지 않는 대신 다른 운동을 하는지

 ▶골프 대신 요즘 테니스나 등산을 한다. 골프 안하니 오히려 좋다. 골프는 50대 후반 여유가 있을 때 하기 좋고 바쁘게 일할 때는 좀 그런 것 같다. 어쨌든 퇴임 전까지는 계속 골프를 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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