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CEO의 덕목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무한한 잠재능력을 믿고 그들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이 CEO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카네기의 비문에는 "여기 자기보다 우수한 사람을 잘 일하게 하는 사람이 누워 있다"라고 적혀 있다.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기업경영에는 많은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었다. 부채비율 200% 이내, BIS비율 10%이상, 구조조정, 계약직, 사외이사, 성과주의 문화, 노동시장의 유연성, 리스크관리 시스템, MOU 등이 그간의 변화를 대변하는 말들이다.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 아래 많은 제도를 고치고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금융기관은 가장 많은 변화를 맞은 부문중 하나였고 구성원들의 고통도 그만큼 컸다.
변화와 개혁을 위해 우리는 선진국, 특히 미국의 제도를 많이 도입하고 있는데 배울 것이 많은 반면 그 과정에서 겪는 갈등과 시행착오 또한 큰 문제다. 직원들을 불안하게 하거나 신뢰하지 못하면 어떠한 개혁도 성공할 수 없다. 리더의 강력한 개혁의지가 가장 중요하지만 여기엔 비장한 결단만이 아닌 사랑의 눈물이 있어야 한다.
믿으면 사랑하고, 사랑하면 믿게 된다. 사랑이란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장점을 칭찬해 주되 부족한 점은 조용히 그 자리에 가서 보충해 주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를 믿어주는 자에게 목숨까지도 바친다고 하며 성경에도 “믿는 자에게는 능히 못할 일이 없다”고 했다.
경영이 어려워서 공적자금이 투입됐거나 워크아웃이 진행중인 기업의 CEO가 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구성원들의 장래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감을 없애고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일이다. 그들의 능력을 있는 그대로 믿어 주고 칭찬과 격려를 해 주어야 한다. 직원들의 공감을받을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조직의 목표를 명확히 정해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이다. 인사가 만사다. 유능한 인재를 적소에 배치해 그들의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고 외부의 부당한 압력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필자는 최근 수년간 수협은행의 CEO로 일하면서 구성원들의 신뢰와 사랑이 조직발전에 얼마나 큰 힘인지를 새삼 깨달았다. 어려운 여건에서 서로 믿고 아끼며 헌신적으로 일해 기대이상의 성과를 이룩한 임직원들의 노고에 이 자리를 빌어 깊은 신뢰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아직도 부족한 부문이 많이 있지만 머지 않아 수협은행은 깨끗하고 건강한 일류은행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필자는 수협은행 직원들의 무한한 잠재능력을 믿으며 그들의 순수한 사랑에 보답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고래반응'이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원제 WHALES DONE)에 나오는 말이다. 긍정적인 일에 관심을 갖고 부정적인 일이 생겼을 때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는 행동을 뜻하며 무게가 수천 파운드나 되는 고래가 수면 위로 솟아 줄을 넘어 점프할 수 있는 것은 고래가 긍정적인 관심 즉 ‘칭찬’에 매혹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을 믿고 잘한 일을 진심으로 칭찬해주면 더욱 잘하려고 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고래반응’과는 정반대인 경우가 너무 많다. 잘할 때는 무관심하다가 무엇인가 잘못이 있으면 갑자기 뒤통수를 치면서 비난하는 것이다. 이른바 ‘뒤통수 반응’이다. 우리 모두가 서로 믿고 사랑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