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부동산대책,엄포보다 기준부터
지난달 내내 경제계 전반을 뒤흔들었던 `10-29 부동산 대책'의 뚜껑이 열린 지 1주일이 지났다. 정부는 지난주 수요일 3차례의 연속 고위관계자 회의을 거쳐 뜸들이듯 대책을 내놓았다. 대책 발표와 동시에 평가를 받겠다는 다짐인지 사전 누설 방지와 마무리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하지만 그뒤 1주일 재정경제부 등 정부가 그렇게 공들였던 대책이 거듭된 첨가와 적용 예외로 미완성 정책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김진표 경제부총리는 회의 후 대책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에서 주택거래신고제를 추가시켜 첨가 1호를 제공했다. 일요일에는 방송을 통해 주택신고거래 신고제를 위반할 경우의 과징금 기준을 제시했다.
그리고 이번주. 주말부부의 2주택, 상속주택 등 중과세 대상 다주택의 예외들이 연일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것들은 당국자들의 머리속에 그려진 예외일 뿐 여러가지 조합들은 끊임없이 생성될 조짐이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다주택자에 대해 양도세와 보유세를 늘려 투기적 수요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문제의 출발점은 다주택자의 개념이 불명확하다는 것. 1세대 3주택을 다주택자로 하겠다는 원칙만 정해졌을 뿐 세부안은 누구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예외는 기준이 명확해야 최소화된다. 기준만 명확하면 자기 위치를 따져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의문은 증폭된다. 불명확한 기준과 막연한 불안감때문에 나온 몇 채의 급매물이 집값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없다.
한나라당은 지금이 혁명적 상황이냐고 꼬집었다. 혁명은 법보다 특정세력의 의지에 따라 결정된다. 국민들이 법보다 관료들의 입을 바라보는 지금의 상황은 혁명에 가까울지 모른다. 정부가 국민에게 혁명이라는 인식을 주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몇십배의 세금 급등' 이라는 엄포가 아니라 과세기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