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주가의 추가상승을 기다리며

[기고]주가의 추가상승을 기다리며

정유신 대우증권 상무
2003.11.16 18:02

[기고]주가의 추가상승을 기다리며

최근 증시와 증권가 주변의 모습은 과거와 사뭇 다른 느낌이다. 과거에 주가가 계속 올라 지수 수익률이 60% 가량 나고 외국인이 7~8개월 동안 11~12조원 순매수를 해대고 있었다면 국내 기관투자자나 개인도 이미 1~2회 대규모 순매수 열기를 거치면서 매일 추가상승여부를 놓고 매수냐 매도냐 공방을 벌이고 있었을 것이다.

증권사 창구에는 종목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증권가 주변엔 투자자들의 잰 발걸음이 이어지고 저녁 식당과 술집에도 사람들이 북적 거렸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와는 상당히 동떨어진 모습이다. 객장은 생각만큼 바쁘지 않고 증권가 주변의 저녁은 겨울 날씨만큼이나 싸늘하다. 부동자금이 300~400조원이나 된다고 하고 어쨌든 주가가 반년 이상 상승하고 있는데 이상스러운 일이다.

왜일까. 이코노미스트,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대체로 다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국내 기관과 개인들이 초기 매수 타이밍을 놓쳤고 지금 들어오자니 주가지수가 다소 높아 보인다. 게다가 연말이라 결산시점인 기관입장에선 부담도 있다.

둘째, 보다 펀더멘탈 측면에서 주가가 추가상승하려면 수출호조에 이어 내수가 살아나야 하는데 내수 특히 소비회복 지연이 아무래도 맘에 걸린다는 것이다. 아무튼 국내 기관과 개인들이 주식을 제대로 사지 못해 이익을 실현하거나 평가익을 제대로 내지 못했으니 객장이 한산하고 증권가 주변 저녁이 싸늘한 점,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앞으로 증시는 어떻게 될까. 진부한 질문이지만 필자 본인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의 관심 대상일 것이다. 이미 언급했듯이 적지 않은 이코노미스트, 애널리스트들은 아직 가계부채비중이 높고 기업투자 부진, 정치불안도 있어 소비회복이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이뤄질 것이라 보고 있다. 따라서 주가의 추가상승은 부담스러울 수 있고 당분간 하향조정도 예상된다는 인식이다.

예컨대 GDP대비 가계부채비중이 80%를 넘어 불과 3년만에 20% 가까이 높아졌고 금융자산대비 금융부채비중도 50% 수준으로 미, 일의 27~28% 보다 훨씬 높아 상환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카드사의 연체율은 여전히 떨어지지 않고 있고 기업의 인력 구조조정은 임금소득 감소와 소비회복 지연요인이 될 수 있다. 또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부동산 투기대책도 은행들의 부동산담보비율 인하로 이어져 소비위축요인이 될 수 있다고도 한다. 분명히 설득력이 있고, 이코노미스트들 다운 합리적인 분석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반면 주식의 추가상승에 상당히 낙관적인 의견도 있다. 필자 본인도 이에 동의하며 내년 2분기 1000포인트도 기대해 본다. 굳이 이유를 들어본다면 우선 지난 20여년간 세계 경기회복, 원화환율 강세, 수출호조가 지속일 때 거의 예외없이 주가상승이 상당기간 이어졌다는 점을 들고 싶다. 지금 시점도 소비회복이 지연되곤 있으나 이 세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된다. 정부가 팔을 걷고 부동산투기를 잡겠다 하고 금리가 대세 상승세로 반전하고 있는 것도 주식시장엔 나쁘지 않은 점이다.

대체수익률 측면에서 부동산이나 채권투자는 더 이상 재미없는 상황임을 뜻하기 때문이다. 또 자산운용하는 기관들의 운용구조로 봐도 주식비중이 지난 3~4년래로 거의 최저로 알려져 있다. 외국인의 순매수기조가 7~8개월이나 이어진다는 것도 주식의 추가상승 가능성을 밝게 해주는 요소로 판단된다. 외국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을 사고 있고 소비회복을 걸림돌로 보면서도 음식료, 백화점 등 소비관련주를 사고 최근엔 은행주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소비회복이 지연된다 해도 결국 회복될 것이라면 지금부터 사는게 맞다는 생각일 것이다.

평범한 말이지만 주식은 먼저 사야 이익을 낼 수 있고 때로 동물적 감각에 따라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가계부채 조정기간이 좀더 필요하고 소비회복이 다소 지연되는 것이 주식매수의 좋은 찬스일지도 모르니까.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