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부시의 부메랑
"미국에 20억달러 이상 보복관세 조치", "터키 파키스탄의 이라크 파병 철회에 이어 일본도 파병 연기"
최근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입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지난해 3월 부시 행정부가 발동한 철강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조치는 그동안 미국이 표방해 온 무역자유화 정책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펜실베니아와 오하이오 등 대선 경합 지역의 표를 얻으려는 부시 정부의 의도가 숨은 것이라는 비난이 제기됐다.
무역전쟁을 주도하고 있다는 비난에도 굴하지 않고 밀어부쳤던 세이프가드에 대해 지난 10일 세계무역기구(WTO)가 협정에 위배된다는 최종 판정을 내리자 EU는 이를 즉각 철회하지 않을 경우 23억달러에 달하는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며 강경 태세를 취하고 있다.
부시 정부는 이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EU의 보복 관세로 인한 경제 타격에, 철회할 경우 주요 철강산지 유권자들의 반발에 부딪힐 전망이다.
이라크 전쟁도 부시 정부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5월1일 종전을 선언하면서 미국의 승리로 비쳐졌던 이라크전은 종전선언 이후 전사자가 더 많이 발생하는 등 제2의 전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전후 미군의 인명피해가 속출하자 터키와 파키스탄이 이라크 파병을 철회한데 이어 일본도 파병 연기를 고려하고 있다.
이같이 국제 사회에서 수세에 몰리고 있는 미국이 이렇다 할 반격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이번 사태를 초래한 것이 다름 아닌 부시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던진 부메랑에 다치면서 아프다는 내색도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부시가 던진 부메랑은 또 하나 있다. 부시는 대규모 무역적자의 책임을 중국으로 돌리며 위안화 페그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변동환율제 채택은 취약한 중국의 금융시스템을 붕괴시켜 세계 금융시장에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일본과 함께 최대의 미국채 보유국인 중국이 미국채 매각에 나선다면 미국에는 엄청난 타격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