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개발행정의 전형 '뉴타운'
지난주 서울시가 뉴타운 12곳을 추가 지정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긍정적인 평가는 10.29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일 때 전격적으로 발표해 부동산값 상승폭이 크지 않는 등 타이밍이 적절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의 뉴타운 추가지정은 지나치게 성급했다는 비판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평가는 무엇보다 서울시가 과욕을 부리고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 왕십리, 길음, 은평 등 뉴타운 시범지구가 지정된 지 1년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개발의 첫단추인 구역지정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12개 뉴타운을 추가 발표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강북개발과 균형발전이 서울시의 화두라고 하지만 주민동의와 예산, 행정력 등 제반 사항의 검토없이 `무조건 개발하겠다'는 발표는 시 행정에 대한 불신만 키울 뿐이다. 실제 2차 뉴타운 사업지 가운데 내년 말 착공이 가능한 곳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뉴타운 추가 발표가 집값 불안요인이 아니라는 것도 선뜻 납득할 수 없다. 부동산 전문가들과 일선 중개업소측은 이미 뉴타운 지정전에 가격이 오를만큼 오른데다 매도자가 매물을 거둬들여 상승 압력이 적었을 뿐 가격폭등의 `뇌관' 자체가 제거된 것은 아니라고 보고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 폭등이 문제가 된 것은 투자 붐을 타고 5∼7년의 사업기간 동안 단계적으로 올라야 할 가격이 한꺼번에 치솟았기 때문"이라며 "이번에 뉴타운으로 지정된 곳도 상황에 따라서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서울 전역이 투기장화 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추진할 수도 없으면서 청사진만 먼저 펼쳐보인 것은 `개발시대` 행정의 전형이다. 서울시는 시민을 현혹하는 전시행정의 구태를 버리고 눈 앞에 벌여놓은 일부터 챙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