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소득 2만불 시대의 열쇠

[CEO칼럼]소득 2만불 시대의 열쇠

이종석 휴켐스 대표이사
2004.02.08 21:12

[CEO칼럼]소득 2만불 시대의 열쇠

얼마 전 일본 법원이 한 기업의 직원이 발명한 특허기술에 대해 2000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려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큰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부분 기업들이 기술우대 정책이나 사원 발명에 대한 포상 제도 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900억원짜리 발명에 21만원을 보상한 것으로 알려진 휴대폰의 한글입력체계 관련 소송의 예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 대부분 기업들은 명분상의 포상에 그치고 있을 뿐 실질적으로 사내 발명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실시하는 기업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휴켐스에도 물론 오래 전부터 사내 제안제도가 있었다. 그러나 CEO가 된 후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니, 사내 제안을 통해 회사의 이익에 엄청난 기여를 하더라도 사원에게 제공되는 포상은 최대 200만원으로 제한되어 있었다. 당연히 이 제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원들은 적었고, 별다른 제안이나 성과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기업에서 필요한 신기술이나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등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현재 해당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능력을 발굴해내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외국의 성공사례 분석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사원제안이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는데, 그 골자는 이렇다.

 

직원들이 공정개선, 원가절감, 품질개선, 생산성 향상, 고객만족도 향상에 관한 아이디어들을 제출하도록 하고, 이 아이디어가 실현되어 이익이 발생하면 기여이익의 2%를 상금으로 준다. 물론 포상 금액이나 기간에는 제한은 없다. 또한 제안실적을 등급별로 마일리지로 환산해 승급, 승진, 해외연수는 물론 대학원 진학까지 온갖 혜택을 부여했다.

새로 탄생한 제안제도는 시작되자마자 큰 호응을 얻었고 현재까지도 연간 500건이 넘는 제안이 쏟아지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10억원 이상의 원가를 절감 효과를 기록했다. 10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하려면 200억원 가량의 영업매출을 올려야 하며, 이는 500억~600억원을 투자한 공장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우리 회사는 직원들의 좋은 제안만으로 굴뚝 없는 공장을 하나 더 가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발명이나 제안의 가치는 실질적인 효과를 측정하기가 매우 어렵다. 또한 거액의 포상금이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켜 국제 경쟁력을 해친다는 반론에도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세계 경제 강국들의 성공사례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회사 성장에 기여한 연구자나 기술자를 우대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말뿐인 형식적인 포상이 아니라 실제 금전적인 포상이 직원들의 연구 의욕을 북돋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제 국민소득 2만달러의 선진경제로 진입하기 위한 준비단계에 있다. 그러나 10년 후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경쟁력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에겐 넓은 국토, 풍부한 자원이나 많은 인구 등 다른 나라가 가지고 있는 경쟁 요소가 없다.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고 또 앞으로도 우리 경제를 이끌어 갈 경쟁력은 우수한 인적 자원과 지적 자산 등 소프트 경쟁력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들은 당장의 이익보다 유능한 인재의 체계적인 발굴과 육성을 통해 기업의 핵심역량과 미래 수익사업을 착실하게 발굴해야만 할 것이며,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가 선진 경제 대열에 진입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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