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크레딧뷰로의 현재와 미래
크레딧뷰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신용평가사의 대표이사로서 자주 받게 되는 질문이 크레딧뷰로(CB : Credit Bureau)의 현황과 발전방향에 대한 것이다. 필자의 생각으로 현재 우리나라 크레딧뷰로는 올해 유료서비스가 실시되면 더욱 발전되겠지만, 아직까지 선진국 수준을 목표로 열심히 개발해 가고 있는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크레딧뷰로는 시스템 측면에서 본다면 신용공여기관으로부터 개인의 신용거래 정보를 취합해 데이터베이스로 축적하고, 이를 이용하기쉽게 가공, 분석해 다시 제공하는 신용정보 집적기관이며, 핵심적인 기술은 개인신용분석 시스템과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IT기술이다. 이러한 측면만 고려한다면 우리나라 크레딧뷰로의 수준은 선진국에 거의 근접해 가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러나 전산 시스템과 신용분석 시스템의 선진화만으로 크레딧뷰로의 조기정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크레딧뷰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신용공여기관과 소비자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선 신용공여기관의 경우 네거티브(negative) 정보인 연체정보만을 이용하는 리스크관리로는 부족하며, 포지티브(positive) 정보까지 포함한 크레딧뷰로의 적극적인 활용이 영업규모 확대와수익성 향상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첩경임을 인식해야 한다. 한편 소비자의 경우 자신의 신용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는 대우를 해줄 것을 금융기관에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초보적 수준이며, 크레딧뷰로가 사회 전체 차원에서 유용한 제도라는 원론적인합의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다. 그러므로 향후 크레딧뷰로 사업은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를 통해 시스템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가운데 신용공여기관과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크레딧뷰로의 유용성을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크레딧뷰로 기관은 개별 금융기관들이 신용정보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컨설팅 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한편 개별 금융기관들은 각기 상이한 전략적 목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대출상품의 구성이나 리스크 관리체계 또한 상이할 수 밖에 없다. 다양한 고객의 니즈(Needs)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고객이 자신의 전략에 맞는 적절한 이용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도와주게 될 때 크레딧뷰로의 조기정착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소비자들이 쉽게 자신의 신용도를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신용정보라 하면 연체정보와 같은 부정적인 정보라고 이해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크레딧뷰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신용점수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고, 이를 통해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금융기관을 선택하는 식의 직접적인 이익을 얻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크레딧뷰로의 유용성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물론 개별 금융기관의 입장에서 크레딧뷰로가 도입되면 기존 고객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작은 이익에 집착해 큰 이익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크레딧뷰로는 현재의 고객층보다 수십 배에 달하는 새로운 고객을 가져와 이를 적극적으로 잘 활용하기만 하면 휠씬 큰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이익에 연연하기 보다 금융계 전체가 윈-윈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