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모멘텀은 잊어라

[오늘의 포인트]모멘텀은 잊어라

권성희 기자
2004.04.30 12:25

[오늘의 포인트]모멘텀은 잊어라

외국인들의 4일째 대규모 순매도, 지수의 5일째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860을 테스트 중. 과매도에 따른 반등을 기대했다면 실망스럽지만 오늘(30일)도 미국 시장에서 악재가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그저그런 반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아졌다는 점, 따라서 금리 인상 압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는 점.

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수세는 일단락된 가운데 포트폴리오 조정이 일어나면서 주식을 팔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한국만을 파는 것은 아니므로 '셀 코리아(Sell Korea)'는 아니며 금리 인상 대비 차원에서 전반적으로 주식을 줄이는 가운데 중국 모멘텀 둔화를 예상, 아시아 주식도 소폭 축소하는 과정이 아니겠냐는 것.

박석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머징마켓 전체적으로 외국인 자금이 좀 빠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머징마켓에 대한 외국인 매수의 배경이 됐던 저금리와 달러 약세 기조에 변화가 감지됨에 따라 이머징마켓 비중을 축소하는 과정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중국 쇼크가 겹쳐 외국인 매도가 심화된 측면은 있지만 기본적인 배경은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대비라는 의견이다. 박 연구원은 "4월들어 유럽 이머징마켓의 주가 하락이 가장 컸고 다음이 남미, 그 다음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였다"며 "이머징마켓에서 자금 유입이 둔화되거나 소폭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외국인 순매수를 가능하게 했던 저금리와 달러 약세에서의 변화 조짐으로 인해 "추세적으로 외국인이 수급을 견인하는 세력으로 역할하는 시기는 이제 끝난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의 공격적 순매수에 의한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좀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견이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미국 펀드 자금 유출입 동향을 조사하는 AMG데이터서비스에 따르면 전체 주식형 펀드로는 자금이 들어왔는데 이머징마켓에서는 소폭 순유출이 나타났다"며 "아직 대규모 환매는 없어 이머징마켓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수는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은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며 삼성전자를 특히 많이 팔고 있다. 이에대해 이 팀장은 "지금까지 삼성전자를 많이 매수해왔기 때문에 한국 비중 조절 때 삼성전자를 파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만의 경우 최근 파운드리 반도체회사이자 대표기업인 TSMC보다 중국 관련주를 더 많이 팔고 있는데 이는 외국인들이 이미 TSMC를 매도해오면서 비중을 줄여놓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팀장은 "외국인들이 지난 1년간 27조원을 샀다는 것을 감안하면 2일간 1조2000억원 가량의 차익 실현이 그리 큰 규모는 아니다"라며 "다만 받아주는 세력이 없어 주가가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 모멘텀이 약화되는 것은 사실이나 실질 수요 감소로까지 이어지느냐는 지켜봐야할 문제"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모멘텀에 근거해 단타 매매하는 투기적 자금은 주식은 물론 중국 모멘텀으로 강세를 보였던 상품까지 매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투신권은 중국 모멘텀 약화와 외국인들의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한국 포지션을 조정하는데 가장 빠른 것이 삼성전자 축소이므로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집중 매도하지만 다시 살 수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모멘텀만 줄었을 뿐 펀더멘털은 견조하므로 외국인 순매도가 안정되는 것을 확인한 다음에는 사야 한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장 사장은 "지금은 외국인들의 차익 실현으로 인한 주가 급락 시기이므로 서둘러 살 필요는 없지만 추격 매도할 필요도 없다"며 "시장이 안정되는 모습을 보고 매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운용본부장도 "외국인 자금 이탈의 70%는 모멘텀으로 투자하는 헤지펀드고 20~30%가 글로벌 펀드인 것으로 파악되는데 글로벌 펀드의 주식 매도는 포트폴리오상 주식을 다소 축소하는 차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손 본부장은 "펀더멘털과 밸류에이션에 대한 관점이 바뀐 것은 없으며 중국도 성장을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속도를 조절하겠는 것이므로 850 이하서 안정되면 모멘텀이 없더라도 매수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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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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