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MP3폰 갈등 정액제로 풀자
좁혀지지 않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LG텔레콤과 음악저작권단체간의 MP3폰 갈등은 해결방안이 없는 것일까.
지난 14일 음악권리자단체, 이동통신사, 단말기 제조사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제4차 MP3폰 관련 협의회는 또 다시 결론을 유보한 채 끝났다. 하지만 LG텔레콤이 기간 제한 등 기존의 합의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종전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에 사실상 협상은 결렬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KTF도 LG텔레콤이 빠진 상태에서 합의안을 지키면 자신들만 피해를 본다며 발을 뺄 태세여서 합의안은 완전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LG텔레콤이 내세우는 '소비자권리 침해'와 음악저작권단체의 '저작권 침해'라는 주장은 일견 타당하게 들린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결국 서로의 이익을 위해 소모적인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LG텔레콤은 가입자 확보를 위해, 음악저작권단체는 MP3폰을 이용한 수익극대화를 위해 한치 양보 없는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
문제는 시장이 제대로 만들어지기 전부터 이런 식의 싸움을 계속하다보면 시장이 망가져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된다는 점이다. 게다가 현행법상 개인적인 음원 복제는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이 문제는 법 개정 또는 당사자간 합의 말고는 풀어 나갈 방법이 없다.
이번 MP3폰 갈등은 기술발전을 제도와 관행이 보조를 맞추지 못하면서 갭이 발생했기 때문에 생긴 문제다. 음원 및 재생방법에 대한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법적 제도와 사회 인식 등은 한참 뒤쳐져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 개인이 생성한 MP3파일을 전면 차단하는 것은 `명분론'에 집착한 비현실적 대안일 뿐이다.
이런 방식으로 시장 형성을 가로막는 것보다는 일단 음원에 대한 가격 수준 등을 결정해 시장을 먼저 키우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가격도 초기 시장임을 감안해 소비자들이 받아들이기 쉬운 '정액제' 도입을 생각해 보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