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손보사의 계륵

[기자수첩] 손보사의 계륵

김성희 기자
2004.05.24 11:45

[기자수첩] 손보사의 계륵

"은행에서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면 손보사 몇 곳은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

 

손보업계에 방카슈랑스를 통해 자동차보험 판매가 허용되는 내년 4월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리점과 설계사들이 아우성인 것은 물론이고 영업기반이 취약한 중소형 손보사는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된다는 주장이다. 보험전문가들도 손보업계의 주장이 엄살만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자동차보험은 손보산업의 절반 가량인 4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손보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그 이상이다. 실제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크게 악화되면 보험영업손실 규모가 늘어나고, 순익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와 교통사고율 상승이라는 사회적인 현상이 맞물리면서 78% 수준까지 손해율이 악화된 지난 2003 회계연도에는 손보사들의 당기순익이 크게 줄었다.

 

지금 손보사들에게 자동차보험은 `계륵'이 되고 말았다. 자동차보험을 많이 팔자니 수익성이 악화될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그렇다고 비중을 줄이면 시장점유율이 하락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교보자동차보험 이후 온라인 보험사가 시장점유율을 높여가자 대형사들까지 온라인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더 이상 온라인 보험사에 시장점유율을 뺏길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내년 4월부터 시행되는 방카슈랑스 때문이기도 하다. 방카슈랑스가 시행되면 온라인보다는 비싸지만 설계사나 대리점이 판매하는 상품보다는 저렴한 상품이 출시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경우 기존의 판매조직은 크게 위축되고, 브랜드 인지도가 약한 중소형 손보사들은 온라인과 방카슈랑스라는 양대 신판매채널 사이에서 고사될 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동차보험산업은 한번 망가지면 회복하는데 많은 시일이 걸렸던 과거를 당국과 보험업계 모두는 기억하고,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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