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진퇴양란' 개발이익환수제

[기자수첩]'진퇴양란' 개발이익환수제

원종태 기자
2004.06.09 07:27

[기자수첩]'진퇴양란' 개발이익환수제

"이게 무슨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제입니까, 임대아파트 공급 활성화 방안이라고 해야 맞죠."

부동산 공개념 검토위원회 소속 A위원은 지난 7일 발표된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제는 본말이 뒤바뀐 정책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당초 정책 취지가 개발이익의 일정부분을 거둬들여 공공의 주거안정을 꾀하자는 것인만큼 용적률 증가분 25%를 고스란히 인센티브로 되돌려주는 것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A위원은 지금이라도 인센티브를 15%내지 10% 정도로 낮춰야 정책 취지가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건교부는 그러나 재건축 조합원의 반발과 사업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환수제 취지를 살리기위해 인센티브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토로했다. 검토위원회에 버젓이 소속돼 있는 헌법학자들이 모두 무관하다는 위헌 가능성까지 들먹이며 인센티브를 줄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은 부동산 경기 연착륙을 위한 호소로 여겨져 안쓰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건교부의 이런 주장도 용적률 증가에 따른 도시 과밀화 현상을 떠올리면 금새 명분이 사라진다. 용적률 인센티브로 일부 재건축아파트는 전체 용적률이 평균 20∼40%까지 높아지기 때문이다.

건교부는 지난해 국토의 균형발전과 난개발을 막는다는 취지에서 `국토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는 온갖 민원을 뚫고 주거지역 종별 세분화 방안을 수립했다. 서울 주거지역 용적률을 최대 250%로 50%나 낮춘 것이다. 그러나 용적률 인센티브로 각고의 노력끝에 만들어진 기준은 폐기처분될 전망이다.

 

도시 과밀화를 막기 위한 정책이 개발이익 환수제라는 또다른 정책에 뒷덜미가 잡힐 줄은 건교부 관계자들조차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교통영향평가와 환경영향평가 등 기형적 과밀아파트를 막기 위한 평가도 하루 아침에 설자리를 잃는 것은 마찬가지다.

 

개발이익 환수라는 명분도 잃은채 교통난 등 주거지역 과밀을 부추길 개발이익 환수제가 과연 공공 주거의 질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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